2월 물가 2.0% ↑ “석유·가공식품 급등”

통계청, 2월 소비자물가동향
가공식품 상승폭 13개월만 최대
농산물 1.2%↓ 축산물·수산물↑
한은 “전망 가능선…불확실성 커”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를 기록했다. 지난 1월(2.2%)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2개월 연속 2%대다. 석유류 가격이 6% 가량 치솟고, 가공식품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 (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하다가 9월(1.6%), 10월(1.3%), 11월(1.5%), 12월(1.9%)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신 정부 출범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올해 들어서 2%대로 올라섰다.

2월 물가 동향에서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석유류(6.3%)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1월(7.3%)에 비해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7.3%), 경유(5.3%)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식품업체들이 새해 들어 출고가를 연이어 인상한 탓에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작년 1월(3.2%)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올랐다. 도시가스(6.9%), 지역난방비(9.8%), 상수도료(3.7%)는 상승했고 전기료(-0.4%)는 하락했다. 농축수산물(1.0%)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농산물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2% 하락한 반면 축산물(3.8%), 수산물(3.6%)은 가격이 크게 올랐다. 또 돼지고기(7.6%), 배추(65.3%), 귤(15.5%), 무(89.2%), 배(21.9%), 당근(59.6%) 등도 여전히 불안한 가격 흐름을 나타냈다. 바면 파(-31.1%), 토마토(-19.5%), 감(-27.7%), 딸기(-6.9%), 오이(-14.8%), 쌀(-3.3%), 바나나(-11.4%) 등은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1% 올랐다. 집세(0.7%)와 공공서비스(0.8%)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개인서비스(3.0%) 비교적 크게 올랐다. 외식(3.0%)과 외식 제외(2.9%) 가격도 모두 올랐다.

가계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산출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를 기록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석유류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9% 올랐다.

농산물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지수(-1.4%)는 2022년 3월 이후 35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는 2.1%, 신선채소는 1.4% 올랐고, 신선과실은 5.4% 하락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는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2%대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0.2%포인트 둔화했다”며 “2월 물가는 석유류의 영향이 제일 컸고, 추세적인 근원물가는 1.8% 상승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월 물가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최근 전망에서 이탈하지 않는 선에서 안정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과 무역 갈등 상황에 따라 언제든 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지정학적 정세, 주요국 통상갈등, 환율 움직임, 내수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훈·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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