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강수량 적었지만 눈일수 6일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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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눈이 내리던 지난 2월 12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에서 시민들이 우산으로 눈을 가리며 지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기온 등락이 심했다. 특히 봄을 목전에 두고서도 영하권 강추위가 발생했는데, 이는 ‘우랄 블로킹’이란 현상 때문이었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2025년 겨울철 기후 특성’ 자료를 보면 2024년 12월~2025년 2월 전국 평균기온은 0.4도로 평년(0.5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 겨울철보다는 2도 낮았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1월에는 기온 변동의 폭이 크게 나타났다.
올해 1월 초까지 대체로 평년 수준이었던 기온은 10일을 전후로 대륙고기압과 상층 찬 기압골 영향을 받아 크게 떨어졌다. 그러다 13일 이후부터 대륙고기압이 약화되고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게 돼 기온이 다시 올랐고 28일부터는 또다시 대륙고기압이 강화되면서 한파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1월 동안 서울의 일평균기온 최저는 9일 -9.7도, 최고는 25일 5.2도로 14.9도의 큰 변동폭을 보였다.
이같은 1월의 기온 변화는 북극진동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으로, 겨울철 음의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우리나라는 추워지고 양의 북극진동이 강해지면 반대로 따뜻해진다.
1월 초엔 음의 북극진동으로 고위도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대륙고기압이 발달해 기온이 낮아졌던 반면, 중순 이후부터는 양의 북극진동으로 전환되며 기온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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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2025년 2월 일별 평균기온 시계열 [기상청 제공] |
특히 올해 2월은 봄을 앞둔 시점이 무색하게 강추위가 발생했다. 평균기온이 최근 10년(2016~2025년) 중 가장 낮은 0.5도까지 내려갈 정도였다.
이는 ‘우랄 블로킹’ 현상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러시아 우랄산맥 부근에 강력한 고기압이 형성돼 공기 흐름이 막히는 현상이다. 2월 초 북대서양에서 강하게 형성된 저기압(폭풍 저기압)이 북극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우랄 블로킹을 발달시켰다.
이에 봄이 온다는 입춘(2월 3~10일)과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2월 18~24일)에 추위가 각각 일주일 이상 지속됐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따른 이상저온도 2월에만 총 6일(5~9일, 24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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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2025년 2월 겨울철 전국 강수량 및 퍼센타일(백분위) 분포도 [기상청 제공] |
차고 건조한 북풍이 우리나라로 자주 불어 이번 겨울철 강수량은 평년 대비 43.6% 수준인 39.6㎜에 그쳤다.
반면 전국 눈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0일 많았다. 대륙고기압 확장과 상층 찬 기압골 영향으로 서해상에서 해기차(바닷물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발달한 눈구름이 유입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올해 설 연휴 기간(1월 27~29일)에는 수도권 및 충청, 전라 지역에 지난 겨울철 중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리기도 했다. 한편 겨울철 내린 눈의 양은 27.4㎝로 평년(25.9cm)과 비슷했다.
겨울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온도는 12.4℃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2도 높았다.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은 각각 15.3도, 12.1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0도, 0.2도 높았으나, 늦겨울 추위가 발생했던 2월은 9.9도로 0.4도 낮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겨울철에도 1월 고온과 늦겨울 추위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