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개발자들 타 부서로 전환 배치
소니 장악한 CIS 시장서 수익 낮아 고전
강점 지닌 HBM 등 AI 메모리사업 총력
SK하이닉스가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이미지센서(CIS) 사업에서 18년 만에 철수한다. 수백명 규모로 알려진 CIS 개발자들은 다른 조직으로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CIS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6일 CIS 사업부문 구성원과의 사내 소통 행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이에 따라 수백명에 달하는 CIS 사업 구성원은 다른 조직으로 이동한다.
회사는 “구성원이 각 개인의 전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원팀 마인드’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CIS는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색상과 강도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자동차에 탑재돼 ‘눈’의 역할을 한다.
2007년 CIS 사업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2020년 모든 CIS 제품을 ‘블랙펄’로 공식 브랜딩하고 시장 내 입지 확보에 주력해왔다. 2021년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 Z3 시리즈와 갤럭시 A 시리즈 등에 CIS를 공급하며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면서 사업 철수와 지속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선두 기업들과의 격차도 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CIS 시장은 소니가 54%, 삼성이 29%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4~5% 수준이다.
그 사이 CIS 사업부문 내 판매·영업·품질 조직은 다른 조직 산하로 재편했고, 개발 조직만 남아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다 작년 말 인사에서 개발 조직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로 이동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CIS 사업을 접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으나 회사가 큰 성과를 내고 있는 AI 메모리 분야에 집중하기로 하고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측은 “우리는 CIS 사업에서 메모리만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로직 반도체 기술과 커스텀(Custom) 비즈니스 역량을 얻게 됐다”며 “CIS 사업부문이 보유한 기술과 경험은 회사의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꼭 필요한 만큼 전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