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트코인 전략비축 서명 전후 변동성 극심…가상자산 ‘투자주의’

크립토 차르 “트럼프 공약 강조하는 것”

“압수된 연방정부 소유 비트코인 활용”

발표 직후 업비트 30분간 950여개 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전략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직후 30분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상섭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전략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최 ‘가상자산 서밋(White House Crypto Summit)’을 앞두고 정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다만 발표 직후 30분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크립토 차르’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미국 백악관 가상자산 정책책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전략비축안’(Strategic Bitcoin Reserve)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색스는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을 ‘세계의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최첨단 기술을 지원하는 데 대한 대통령의 리더십과 비전, 디지털 자산 산업을 지원하는 신속한 실행에 감사한다”고 했다. 또 “형사 또는 민사 몰수 절차의 일환으로 압수된 연방 정부 소유 비트코인이 자산 비축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축된 비트코인은 판매되지 않을 것이며 저장소에 보관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가상자산의 전략 비축을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가상자산 전략 비축은 유사시를 대비해 석유를 비축하는 것과 같이 미국 정부가 범죄자들로부터 입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등 방법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행정명령이 발표된 뒤 가상자산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한 시간 전 대비 4.92% 하락한 8만5517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도 한 시간 전 대비 3.8% 하락한 2118달러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비축 자산으로 지목한 리플(XRP)은 7.44% 하락한 2.40달러, 솔라나는 4.89% 하락한 136.45달러, 카르다노(ADA)는 9.21% 하락한 0.8308달러를 나타냈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2조9400억달러였지만 한 시간 뒤인 10시 기준 1300억달러가 빠진 2조8100억달러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는 이날 30를 기록하며 ‘공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수치는 0부터 100사이를 나타내는데 25 이하면 투자심리가 가장 악화한 단계로 풀이된다. 다만 전날(25) 대비 소폭 개선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비축 서명에도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오전 9시 10~40분 사이 비트코인 950여개가 순매도됐다. 특히 이날 9시 20~25분과 30~35분 사이 매도 물량은 각각 183, 182개에 달했다. 9시 40분부터 10시까지 순매수세로 전환되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단기 변동성 배경으로 행정명령에서 비트코인 매수 계획이 빠진 점도 꼽힌다. 범죄수익 등으로 몰수한 비트코인은 비축되지만 아직 시장에서 기대한 미국 정부 차원의 매입이 부재하면서다. 아울러 준비금 행정명령이 이미 예정된 사안으로 큰 영향은 주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발표된 직후 대거 팔아치우면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단기 매매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서밋을 단기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앞서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백악관 가상자산 서밋에서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포함한 가상자산 정책의 중대한 변화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자신의 비전과 광범위한 암호화폐 규제를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엑스알피(XRP·옛 리플)·솔라나(SOL)·카르다노(ADA)를 포함하는 ‘전략적 가상자산 준비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유동현 기자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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