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탈리아, 서로 높은 문화적자산 교류ㆍ협력하자”

이대 국제사무학과-밀라노대 학술ㆍ문화 행사
‘문화와 학문 잇는 의미있는 만남’ 주제로 열려
교수 외 이탈리아ㆍ이대생 60여명 반갑게 인사
마그리 이탈리아문화원장 “글로벌협력 진전을”
황정연 제독 따님 황혜진 명예교수 특강 눈길
“세계는 다 친구…다양성 존중이 소통의 기본”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패럴림픽 소개
신임 송현재 대한장애인스키협회장 행사참석
“2026 패럴림픽은 양국 문화교류 정점될 것”


이화여자대학교가 이탈리아 IULM 밀라노 대학과 함께 연 ‘서울-밀라노대학 학생 문화교류 및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백지연(맨오른쪽) 이대 교수가 사회를 보며 참석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최영준(왼쪽 네번째부터) 학과장, 기울리아 토누치 밀라노대 교수, 마그리 이탈리아문화원장, 특강을 한 황혜진 이대 명예교수, 송현재 대한장애인스키협회장.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한국과 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도 넘버 원(No.1)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은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는데, 서로 교류하고 학생들간에도 협력하면서 양국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죠?”(미켈라 린다 마그리(Michela Linda Magr) 주한이탈리아문화원장)

지난 6일 오전 10시. 이화ㆍ신세계관 101호에서 이화여자대학교가 이탈리아 IULM 밀라노 대학과 함께 공동주최한 ‘서울-밀라노대학 학생 문화교류 및 네트워킹 이벤트(Seoul-Milan University Students Cultural Exchange & Networking Event)’ 행사 현장. 마그리 원장의 축사 첫마디에 30여명의 이탈리아 학생과 30여명의 이화여대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양국 문화교류 청년그룹의 선두에 서겠다는 일종의 다짐이다. 이탈리아 학생도, 한국 학생도 표정이 모두 밝다.

마그리 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국과 이탈리아 문화 교류와 협력 증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온 인물로, 한국-이탈리아 문화 전도사로 불린다. 마그리 원장은 평소 “한국과 이탈리아는 똑 닮았으며 어쩌면 한국은 아시아의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유럽의 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라고 말해왔다. 전통과 가치, 그리고 그것을 포용한 수준 높은 문화적 품격을 갖춘 나라로,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며 상호발전하자는 신념을 역설해왔다. 행사는 이탈리아문화원이 후원했다.

이날 이벤트는 이화여대와 밀라노대학 간 학문적 교류와 문화적 소통을 촉진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2025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 대학 간 교류를 통한 글로벌 협력 강화도 또다른 행사 배경이었다. 행사는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주도로 진행됐다. 사회는 이대 신산업융합대학 국제사무학과 백지연 교수가 맡았다.

이화ㆍ신세계관 101호에서 열린 ‘서울-밀라노대학 학생 문화교류 및 네트워킹 이벤트’ 행사를 종료한 후 참석자들이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행사 주제 ‘문화와 학문을 잇는 의미있는 만남(Bridging Cultures, Inspiring Futuresㆍ문화의 다리, 미래를 밝히다)’에서 엿보이듯, 프로그램은 문화의 가교 역할과 미래에 초점을 뒀다.

최영준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학과장은 환영사를 통해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학생들과 교수님들 너무도 반갑다”며 “이화여대와 국제사무학과, 그리고 밀라노 대학이 진정한 친구가 돼 양교 협력은 물론 민간 문화적 소통을 극대화해 한층 깊은 프렌드십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국제사무학과 홍보 동아리 ICU에 활동하는 국제사무학과 이수은(24학번), 김민솔(24학번) 학생은 직접 무대에서 학과를 소개하는 세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학생에게 국제사무학과 교육 과정과 주요 활동을 듣고는 연신 고객을 끄덕였다. IULM 대학 학생과 교수진은 이를 통해 이화여대의 학문적 강점과 국제 교류 프로그램에 대해 한층 이해의 폭을 넓혔다.

이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황혜진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이었다. 황 교수는 제11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황정연 참모총장의 딸이다. 해군참모총장은 제독이라고 불리는데, 황정연 제독은 해군 총장 중 최장수 기록(5년2개월)을 갖고 있으며, 해군발전에 크게 공헌한 공을 인정 받아 방위포장, 보국훈장(통일장)을 받은 인물이다.

황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내며 “아버지 덕에 글로벌 문화교류의 소중함을 배웠고 깨달았다”고 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아버지가 해군에 계셔서 어렸을때부터 세계를 돌아다닐 수 밖에 없었단다. 아시아 유럽은 물론 미주대륙, 나아가 남미의 아르헨티나, 칠레도 갔다. “어렸을때 기억은 파티 밖에 없어요. 아버지가 있는 곳이면 매일 파티가 열렸거든요.”

황 교수가 다국어를 구사하고, 유명 언어학자였던 것도 이것이 배경이 됐다. 지금은 국제회의기획자로 국내외를 돌며 분주히 뛰고 있지만, 그게 다 아버지가 물려준 일종의 유산이라고 그는 믿는다.

황 교수는 이날 ‘White Future Inspiration via Intercultural Exchange’ 제목의 강연을 통해 “제가 세계를 다니며 좋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맺은 결과 얻은 결론은 세계인은 다 친구며, 그 나라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글로벌 소통의 기본이란 것”이라고 했다. 황 교수는 “보다 많은 이들이 서로를 돕고 함께 협력해서 살아가는 삶이 정말 중요하다”며 “(나의 경우) 유럽과 아시아, 남미를 넘어 중동에서의 다양한 문화적 경험이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해주는 가를 실감했는데, 여러분들도 세계와 소통하며 세계 문화를 경험하는 멋진 인생을 살아갔으면 한다”고 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황 교수의 강연에는 그가 회장으로 있는 모임 화이트퓨처그룹(White Future Group) 멤버들(한영용 보주박물관장, 이수영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이사, 김진한 하이비츠 부사장, 윤성근 리맥스 마이스터 부사장, 락 셰프 등등) 15명 정도가 응원차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최영준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학과장이 ‘서울-밀라노대학 학생 문화교류 및 네트워킹 이벤트’ 환영사를 통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황 교수는 특히 이날 강연에서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리는 장애인 동계패럴림픽(Paralympic Winter Games Milano Cortina 2026) 참여 의미와 양국 문화 교류의 소중한 기회라는 것을 집중 소개했다. 또 이화여대 졸업생인 시각장애인 3급 양재림 알파인국가대표 선수의 영상을 보여주며, 패럴림픽의 정신과 이를 통한 양국 문화협력 시너지 극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강연에서 황 교수는 이날 청중으로 참석한 송현재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신임 회장을 소개했다. 대한장애인스키협회는 2026 코르티나담페초 패럴림픽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오는 27일 공식 취임식을 갖는 송현재 신임 회장은 “코르티나담페초 패럴림픽 부대행사를 잘 준비해 우리의 장애인 국가대표 스키선수들이 선전하고, 한편에선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문화교류 소통의 장을 한층 넓히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강연 이후엔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교류하는 질의응답 및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주한이탈리아 대사관 측은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탈리아 유학과 이에 따른 다양한 지원과 혜택 등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밀로노대학에선 뷰티&웰니스 학과의 기울리아 토누치(Giulia Tonucci) 교수를 포함한 여러 명의 교수진과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이탈리아 대표단과 학생들은 행사 종료 후 이화여대 캠퍼스를 탐방하며 학교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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