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국무장관, 뉴스서 이마에 ‘검은 십자가’…“트럼프 있어서 기뻐”

[폭스뉴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리고 TV 뉴스에 나와 이목을 끌었다. 루비오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루비오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대담 프로그램 ‘해너티’와 인터뷰를 가졌다.

해너티는 트럼프 비공식 자문을 맡기도 했던 유명한 보수 성향 방송인 숀 해너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너티한테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루비오 장관은 이마에 재로 그린 십자가 모양이 선명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는 기이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트럼프라는 도덕적 명확성을 가진 대통령이 있어서 기쁘다”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늘어놨다. 사실 이날은 올해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이었다.

사순절은 부활절 준비를 알리는 교회력 절기다. 신도들은 속죄와 참회의 표지인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고백하며 부활절 전까지 그리스도의 40일간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긴다.역시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루비오 장관은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그리며 사순절을 기념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 일부 교파에서 이 전통을 따르며 가톨릭 신자인 루비오 장관은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기간 사순절 시기 여러 차례 이마에 십자가를 그린 채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도 자기 신앙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십자가를 지우지 않고 TV 쇼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인이 TV 인터뷰에까지 이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 흔하지 않아 온라인 상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문화적인 면에서 근본주의적 색채가 강해 루비오 장관의 행동 역시 종교색을 너무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공식적인 자리에 이 재의 십자가를 한 채 나타난 정치인 중에는 막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있었다. 민주당 정치인이지만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 대통령 재임기에 모두 교회에서 받은 이마의 십자가 문양을 완전히 지우지 않은 채 일과를 진행한 적이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기독교 극단주의다. 앞서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라는 문구를 문신으로 몸에 새긴 것이 드러난 바 있다. 해당 문구는 중세 십자군 전쟁을 시작할 때 사용된 구호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이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매우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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