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獨 ‘계엄옹호 다큐’ 파장…현지 대사관도 “진짜 맞나”, 추가 방영은 불발

국내 유튜브 전파된 내용과 영상·자막 모두 일치
대통령실은 “취재요청 없었다” 여권도 반겨
“극우 주장 일방적 담아” ‘편향성 논란’ 지속


삼일절인 1일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독일 공영방송에서 방영된 ‘비상계엄 다큐멘터리’를 놓고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독일 한국대사관이 해당 영상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 유튜버를 통해 해당 방송분이 그대로 전파되면서 자막, 분량에 왜곡이 없는지를 들여다본 것이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편향성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예고됐던 추가 방송은 불발됐다.

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주독일 한국대사관은 독일의 공영방송인 아에르데(ARD)와 체트데에프(ZDF)가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피닉스(Phoenix)’를 통해 공개한 비상계엄 방영분에 대해 주독일 한국문화원 측에 진위 여부를 문의했다. 해당 영상은 국내 정치 유튜버를 통해 자막이 달린채 공유되고 있다.

대사관 측은 해당 영상이 임의로 편집됐거나, 특정 부분만 왜곡돼 전달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파악했다.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주독일한국대사관으로부터 진위여부 확인 요청을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답했다. 주독일 한국문화원은 주독일 한국대사관 측에 해당 영상과 자막은 원본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작이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인 탓으로 해석된다. 독일 거주 교민, 유학생 등이 항의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는 중이다.

28분 길이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내란 이후 한국 정치 상황,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인사들의 주장이 주로 담겼다. 해당 방송사 홈페이지에도 지난 2월 27일 9시 30분에 방영된 것으로 소개돼있다.

영상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으로 북한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부정선거 실태 파악 등을 꼽았다. 또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거리엔 탱크도 없고 언론도 통제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상 폭등한 점 등을 조명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부당함을 전했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데 참여한 인물은 ‘권예나’로 파악된다. 다큐멘터리 끝부분에도 ‘FILM VON YAENA KWON, ANGELA CLAREN-MORINGEN’라고 표시돼있다.

주독일 한국문화원과 주독일 한국대사관 또한 헤럴드경제에 “독일 공영방송사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으로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6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학교 앞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총신대인’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연합]


한편 극우 인사들의 주장을 그대로 담았다는 편향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6일 9시 30분에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위기’가 방영 예정이었으나, 한국과 독일 측의 내부 사정으로 불발됐다고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사단법인 오픈넷 등 16개 단체로 이뤄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 지난 6일 “이토록 허위정보에 가까운 콘텐츠는 본 적이 없다”며 두 방송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권과 대통령실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독일 공영방송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영상이 다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영상이 제작, 취재 중일 당시 대통령실에도 취재 요청이 없었던만큼 예상못한 않은 ‘호재’를 만났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계엄령 선포를 단순한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체제 전쟁’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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