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무풍·한한령 해제 기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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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비버가 지난해 SNS에 게재한 영상에서 노출된 에이피알 부스터힐 [틱톡 갈무리]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쉴 새 없이 관세 위협을 가하는 가운데, 그간 관세 무풍지대로 언급된 플랫폼·미디어·게임 외 화장품 산업의 주가가 조용히 오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주요 화장품주는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코스맥스(7.76%) ▷마녀공장(3.33%) ▷브이티(2.23%) ▷에이피알(2.05%) ▷아모레퍼시픽(1.55%) ▷한국콜마(1.77%) ▷LG생활건강(0.63%)이 일제히 올랐다.
관세 예고가 드리워진 지난주부터 한 주간의 주가를 봐도 화장품주는 대부분 상승세다. 해당 기간(2월 27일~3월 6일)부터 에이피알은 19.59%로 크게 올랐으며, 뒤이어 ▷마녀공장(11.14%) ▷코스맥스(11.02%) ▷한국콜마(5.33%)도 상승률이 높았다.
대표 종목들이 줄이어 오르자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좋았다. 6일 기준 TIGER 화장품 ETF는 4.01% 올랐으며, SOL 화장품TOP3플러스 ETF도 2.33%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화장품주가 상승하는 이유로 미국과 중국의 외교정책을 꼽는다. 먼저 화장품 산업은 관세의 영향을 덜 받는다. 현재 미국의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 멕시코, 한국이 0%고 중국은 25%다. 트럼프 1기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에도 K뷰티는 중국에 대한 반사 이익을 받았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만약 이번에 관세 부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한국 화장품들의 판매가 저조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뷰티 산업의 가격 측면에서 이유를 찾았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K뷰티 제품의 가장 선호되는 가격 군은 10~20달러로, 보편 관세가 시행된다면 약 5~10달러에 10% 관세를 할 텐데 이를 온전히 가격에 전가해도 약 700~1300원”이라며 소비자가로는 와닿는 차이가 별반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입지가 넓어지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서의 장점이 크다. 업계는 ‘코스맥스’를 선호주로 보고 있다. 오 연구원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인디 브랜드의 지속적인 고성장 및 글로벌 시장 내 매출 확장에 따른 호실적과 함께 신규 진입 브랜드 증가에 따라 수익성 또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뷰티 제품 전문 브랜드인 에이피알도 미국 내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미국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131% 오른 690억 원을 기록해 B2B(기업 간 거래)와 아마존을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했으며 올해는 미국 B2B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보여주는 시대’가 된 지금 뷰티 산업 자체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무신사,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도 뷰티 산업에 뛰어들었는데, 특히 미국에 상장한 국내 기업인 쿠팡의 성과가 좋다. 쿠팡은 알럭스 론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랑콤, 발망 등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 입점을 늘려오고 있다. 쿠팡은 올해 뉴욕증시서 호실적과 함께 5.41% 올랐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