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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급작스럽게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유통 및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뿐만 아니라 그간 인수했던 기업들이 경영난에 빠진 사례가 부각되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당장 홈플러스와 협력업체 직원 10만명과 임차인 8000곳, 채권자 1800곳이 기업회생 절차 신청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6일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쟁을 이어가는 점도 논란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해 현금과 유형자산이 넉넉한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자산을 매각하고 이자 부담을 피인수 기업에 전가하는 MBK의 경영방식은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네파와 모던하우스, 영화엔지니어링 등에도 적용됐다.
MBK는 지난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인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네파를 9970억원에 인수했다. 1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48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대규모 차입금을 떠안고 네파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인수금융 부담을 네파에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는다. 네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티비홀딩스를 지난 2015년 네파와 합병시킴으로써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합병 이후 2023년까지 9년간 네파가 부담한 금융비용은 273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외비용이 확대되면서 네파의 재무 건전성 또한 악화했다. 2013년 1052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10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MBK가 2017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7000억원에 매입했지만, 연간 매출액은 2018∼2022년 사이 3000억원대에 줄곧 머물렀다. 실적개선이 요원한 와중에도 MBK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난 2021년 3400억원 규모의 리캡(자본구조재조정)을 하는 등 차입 부담을 더욱 키웠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도 홈플러스 외에 더 있다.
MBK파트너스는 2009년 철강구조물 전문업체인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영화엔지니어링은 MBK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MBK파트너스는 기술력 강화를 통한 중장기 경쟁력 확보 대신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한 단기 실적에 치중했고, 그 결과 인수 5년째인 2013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2008년 2600억원에 달하던 매출이 2015년 838억원으로 급감하면서 3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자 결국 회사는 2016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듬해인 2017년 영화엔니지니어링을 매각하면서 손을 털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다른 기업인수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해 가격 등 세부조건을 협의하고 있는데 더해 고려아연이 ㈜한화 주식 처분으로 회사와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 제기를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앞서 고려아연 퇴직 임원 모임인 고수회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에서 보여준 도덕적 해이와 근로자, 협력사, 소비자 나아가 채권단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행태를 바라보며 반드시 이를 저지해 고려아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며 “MBK는 이미 실패한 제련 기업인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는 검은 야욕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직접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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