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회장, 1천억달러 美투자 해명…“어떤 압박도 안 받았다”

웨이저자 회장 “美 생산 부족 때문”

지난해 10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26회 반도체 대전 SEDEX 2024에 놓인 TSMC 간판.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최근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대(對) 미국 투자 배경과 관련해 6일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 매체와 로이터·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웨이 회장은 이날 오후 대만 총통부(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투자를 확대하게 된 이유에 대해 미국 고객의 수요에 비해 현 생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웨이 회장은 “우리가 일본에 간 것은 일본 고객 수요 때문이고 독일에 간 것은 독일 고객 수요 때문이다. 4년 전 미국에 간 것도 미국 고객 수요 때문이었다”며 “현재 미국 고객의 수요는 매우 크다. 우리는 이번에 중대한 투자를 하기 이전에 많은 분석을 하고 모든 고객과 소통했다”고 했다.

그는 “TSMC는 현재 미국 내 생산이 부족해 그들(고객)의 수요를 맞출 수 없다. 미국에 가는 진짜 최대 이유는 고객 때문”이라며 “현재 생산라인은 (예약이) 이미 가득 찼고 내년에도 더 찼으며, 내후년에 건설할 생산라인 역시 예약돼 있다”고 했다.

웨이 회장은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올해 대만에 11개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며, 이번 미국 투자 확대가 대만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웨이 회장은 지난 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뒤 미국에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TSMC는 이번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미국에 웨이퍼 공장 3곳, 패키징 공장 2곳, 연구개발(R&D) 센터 1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투자 확대 계획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 우리는 그 사업을 되찾고 싶다”고 말한 이후 나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TSMC에 미국 내 공장 건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의 협업 등을 요구하며 압박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라이 총통은 이번 투자에 대해 “TSMC의 순간이자 대만의 순간이며, 또한 대만과 미국 관계에 있어 역사적 순간”이라며 “TSMC가 전략적으로 움직일 때마다 TMC는 더 강해지고 경쟁력이 높아지며 동시에 대만의 더 큰 힘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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