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에서 계란값이 치솟고 있다. 이에 미국 당국은 바다 건너 유럽과 아시아 국가 등에 계란 수입을 타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당국자들이 계란 부족 사태를 완화하고자 바다 건너에서까지 계란을 찾아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2위 계란 수출국인 폴란드를 비롯해 프랑스, 인도네시아 등의 가금류 단체들은 미국 농무부와 현지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수출용 계란에 대한 문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계란업계 단체인 SNIPO의 토마 바틀릿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 농무부에 전달한 답변은 프랑스에는 공급 가능한 (계란)물량이 없고, 유럽에도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에서도 조류 인플루엔자가 터져 프랑스 등에서 계란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으며, 최근 EU 내 계란 도매가격도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계란은 유통기한이 짧고 깨지기가 쉬운 편이다. 아울러 농산물에 비해 수출 요건도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이러한 부분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폴란드 가금류 생산자 단체 관계자는 지난주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문의를 받았다며 “미국 측에 (물량이)제한적이지만, 날계란을 운송하는 게 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알렸다”고 했다.

가공된 계란 제품은 대량 수출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도 미국 농무부에 문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다르요노 인도네시아 농업부 차관은 “한 달에 약 160만개 계란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의 계란 생산업자들은 오는 7월까지 미국에 1만5000t의 계란을 수출할 계획이지만, 튀르키예 당국은 최근 현지 가격 통제를 위해 수출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발표된 1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따르면 계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3% 껑충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계란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선 “앞으로 한두 달 안에 7000만~1억개 계란을 수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당장 고물가의 상징이 된 계란값이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실정 탓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정부에서 경제 대참사와 인플레이션 악몽을 물려받았다”며 “그들의 정책은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 가격을 올렸으며, 수백만명 미국인의 생필품을 살 수 없게 만들었다. 48년 만의 최악”이라고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계란값에 대해 “특히 조 바이든은 계란값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며 “우리는 그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그는 또 담당 장관에게 “우리는 전 정부에서 완전 엉망 상태를 물려받았다”며 “그 일을 잘 처리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국의 계란값 폭등은 바이든 정부의 책임보다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어 계란값이 치솟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