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변호인단 “말 아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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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한남동 관저로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탄핵심판 결과를 기다릴 전망이다. 지지층 결집을 독려하며 보여줬던 적극적인 모습보다는 통합, 절제의 이미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에 고무된 분위기였던 대통령실도 이내 차분하고, 낮은 자세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10일 정치권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별도의 외부 활동 대신 관저에서 머무르며 최소한의 행보를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들, 국민의힘 관계자, 변호인단 등을 제한적으로 만나며 간접적으로 메세지 발신 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 측도 “우리도 말을 아끼고 있다”며 “아직 추가적인 (윤 대통령의) 메세지를 준비 중인 건 없다”고 말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접어든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여론전에 뛰어들 경우,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상기된 모습을 보였던 대통령실도 다시 몸을 낮췄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가 결정된 뒤 곧장 “수사권이 없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보여주기식 불법 수사가 뒤늦게나마 바로 잡혔다”며 “대통령실은 국민과 함께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복귀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었다.
하지만 어제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개최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회의에서도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점검했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에는 거리두기를 하는 대신 정책 중심의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후 향후 대응 방안 마련에 집중했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상태지만 비공식보고를 통해 윤 대통령은 현안 등을 보고받는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관저 복귀 후 정진석 실장 등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는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기각 혹은 각하될 경우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것이라는 모습을 선제적으로 보여줘야할 때”라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메세지 발신 등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이 선고 일정에 변수로 떠오르면서 헌재를 향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탄핵심판이 오는 14일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과거 두차례의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변론종결 약 2주 뒤인 금요일에 결정이 선고됐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법원이 구속취소를 결정한만큼 절차적 흠결을 없애기 위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은 별도인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지만 여권 내에서는 탄핵심판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