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롯데웰푸드·삼양 납품 재개
롯데칠성·동서식품·팔도는 납품 중단
납품사, 홈플러스에 ‘지급 계획’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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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홈플러스 월드컵점 계산대에서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전새날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신청 이후 잇따른 협력사 이탈로 수습에 나섰다. 대금을 차례대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납품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식품업체들은 납품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기업들은 납품 재개를 결정하지 못했다. 일부 매장에 제품이 진열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영업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 가운데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3곳이 홈플러스 납품을 재개했거나 재개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난 6일 납품을 중지했다가 다음 날 납품을 재개했다. 롯데웰푸드와 삼양식품도 지난 7일 오후 늦게 지연된 대금을 받고 납품 재개를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8일 다시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삼양식품은 오는 10일부터 납품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롯데칠성음료·동서식품·팔도 등은 여전히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홈플러스 측은 이들 납품사와 납품 재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납품사 이탈이 이어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일 전자업체와 식품업체 등 홈플러스 납품사 간담회를 계획했다가 당일 취소됐다. 간담회는 홈플러스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열리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정상적인 영업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납품사들 사이에서는 물건을 정상적으로 공급하려면 홈플러스가 납품 대금 지급 계획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홈플러스가 매달 도래하는 2000억원 안팎의 납품 대금 등을 지급하려면 현금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정상적 영업 활동이 필수다. 기업 회생 절차 개시로 영업력이 약화하면 현금 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은 현재 가용현금 잔고가 약 3000억원, 이달 영업활동에 따른 순 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일반 상거래채무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당장 이달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가용자금이 기대한 수준(6000억원)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납품 중단 식품업체 측은 “이번 주 초반까지 상황을 계속 볼 계획”이라며 “홈플러스가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아 기존 대금 지급 조건으로는 불안한 면이 있으니 새로운 조건을 놓고 계속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