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신소재 ‘맥신’으로 3D 미세 프린팅의 새로운 장 열다!

한국전기연구원 설승권 박사팀, 머리카락 굵기 약 1/100 수준의 인쇄 해상도 달성
맥신 활용의 난관이었던 첨가제 사용 및 후처리 공정 탈피, 배터리 성능 향상 기대


KERI 설승권(앞줄 왼쪽) 박사팀이 맥신을 이용한 3D 프린팅용 잉크와 노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ERI 제공]


[헤럴드경제(창원)=황상욱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스마트3D프린팅연구팀의 설승권 박사팀이 꿈의 신소재로 알려진 ‘맥신(MXene)’을 활용해 고해상도의 3D 미세 구조물을 인쇄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재료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독일 와일리(Wiley) 출판사의 ‘스몰(Small)’ 표지논문으로 선정(JCR 상위 7%, IF=13)됐다.

맥신은 2011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금속층과 탄소층이 교대로 쌓인 2차원 나노 물질이다. 높은 전기 전도성과 전자파 차단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 금속 화학물과의 조합이 쉬운 특성이 있어 고효율 배터리나 전자기 차폐(shiel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팅 분야에 적용하려면 별도의 첨가제(바인더)가 필요하며 인쇄에 맞게 최적의 잉크 점도(농도)로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공급량이 너무 많으면 고농도의 잉크가 피펫 노즐을 막는 문제가 발생하고, 반대로 양을 줄이면 원하는 구조물을 충분히 인쇄하는 데 한계가 나타나는 단점도 있었다.

설승권 박사팀은 독자적으로 보유한 ‘메니스커스(Meniscus)’ 방식을 활용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메니스커스는 물방울 등을 일정 압력으로 지그시 누르거나 당기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물방울이 터지지 않으면서 외벽에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원리는 단순하다. 3D 프린터 노즐에서 잉크를 분사하면 맥신 등 나노 물질이 메니스커스를 통로로 삼아 뿜어져 나온다. 이때 잉크의 메니스커스 표면에서 물(용매)이 빠르게 증발하고, 내부에 강한 인력(반데르발스 힘)이 작용하여 나노 물질들이 서로 결합하게 된다. 이렇게 노즐을 이동하며 해당 과정을 연속해서 진행하면 전기가 통하는 3D 마이크로 구조물이 탄생하는 원리다.

인쇄 해상도는 기존 기술 대비 무려 270배나 높은 1.3㎛(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100 수준이며, 3D 인쇄 구조물의 미세화를 통해 전기·전자 소자의 성능과 활용성도 대폭 커졌다.

설 박사는 “맥신 잉크의 농도 조건을 최적화하고, 인쇄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매개변수들을 정밀 분석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우리의 기술은 별도의 첨가제나 후처리 공정 없이도 맥신의 장점을 살려 고강도·고정밀 3D 마이크로 구조물을 얻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성과”라고 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