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성장률 2027년 자치구 1위
기업·유통시설 겸비 내실화 박차
한강변·고덕비즈밸리·양재대로
사람들 찾는 ‘핫플레이스’ 될 것
![]() |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동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
“이제 강동구의 위상에 걸맞는 브랜드 가치를 올려야 할 때입니다.”
서울시 자치구별 인구성장률(추계인구) 통계를 보면 강동구의 인구 성장률은 2027년이 되면 1.07로 강남구를 제치고 1위가 된다. 지난해 강동구의 인구성장률은 1.29로, 강남구(4.56)·송파구(1.65)에 이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3위다. 앞으로 인구 유입은 더 많아진다. 2029년부터 2042년까지 인구증가율이 플러스인 자치구는 강동이 유일하다. 강동구에 사람이 몰려들고 있는 것은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크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이 완료되며 입주민이 크게 늘었고, 신축학교도 속속 들어섰다. 교통 인프라도 개선되며 주민들은 ‘강동’을 살기 좋은 지역으로 꼽고 있다
강동구가 ‘강남·서초·송파구(가나다순)’와 함께 ‘강남 4구’로 불리게 된 데에는 올해 취임 4년차를 맞은 이수희 구청장의 영향 또한 크게 작용했다. 이 구청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강동의 미래를 엿봤다.
지난 6일 찾은 서울 강동구청 4층 구청장 집무실. 벽 한 칸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에는 강동구의 인구수가 표시돼 있었다. 49만2680명, 추세대로라면 상반기 내 인구 50만명을 훌쩍 넘기는 ‘메가 자치구’가 된다. 현재 인구 50만명이 넘는 자치구는 송파·강서·강남구(인구수순)뿐이다.
이 청장의 청사진 속 강동구는 거주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 너머의 무엇이다. 이 구청장은 “인구가 50만을 넘어가면, 그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기 위해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살기 좋은 아파트들이 밀집한 곳을 넘어, 기업들이 들어오고 유통 시설도 잘 겸비돼 있는 도시로 바꾸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호·암사동은 아는데 이들 지역이 강동구에 있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사람들을 유인할 만한 곳을 만들어 강동구의 지명도, 인지도, 브랜드 가치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핫플레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 |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6일 강동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
강동구의 한강변을 친환경적으로 정비하고 개발하는 것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강동구는 한강 상류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과 잠실 수중보, 암사취수장 등으로 인해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 여러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었다. 그래서 그간의 한강 개발은 송파구인 잠실까지만 이어지고, 강동구의 한강 개발은 제한적이었다. 이 구청장은 “보통의 한강처럼 탁 트인 한강뷰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한 암사생태공원과 고덕수변생태공원이 있어 라인이 예쁘다. 어떻게 보면 맹글로브 숲 같은 전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동의 낙조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힐링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강동구의 예산만으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서울시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덕비즈밸리 역시 이 구청장이 그리는 강동구의 랜드마크다. 올해 착공이 예정된 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부터, 특히 다음달 말에는 서울 최초로 이케아가 입점하는 대형 종합쇼핑몰인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CGV, 이마트 등 입점 예정)가 문을 연다. 2022년 7월 KX그룹으로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8개 기업이 들어섰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맞닿은 양재대로(10차선) 일대를 ‘명문거리’로 만드는 것도 강동구를 핫플레이스로 바꾸는 작업의 일환이다. 강동구는 지난해 12월 ‘거리활성화를 위한 건축물 디자인 용역’을 완료했다. 그는 “양재대로 일대에는 5층 이상의 건물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도 찾기 쉽지 않다”며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 디자인을 가져 오면 종상향을 한두 계단 올려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강동구 양재대로의 외관을 바꾸게 되면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덕차량기지가 장애물이다. 이 구청장은 “9호선 연장을 하면서 차량기지도 이전 논의가 됐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차량기지는 당연히 종점이 있는 지역으로 이전해야 된다”고 말했다. 고덕차량기지는 하남선 연장 등을 고려하지 않고 건설된 것이다. 고덕차량기지 인근은 택지 개발에 따라 고덕비즈밸리 등 주요한 산업·주거단지가 조성되며 개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 |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지난 6일 강동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
이 구청장은 올해 취임 4년차로 접어들었다. 구민의 숙원이었던 GTX-D 노선 강동구 경유를 확정지은 것을 그는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이와 함께 ‘(가칭)서울강솔초등학교 강현캠퍼스’ 설립과,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중학교 설립안이 교육청 자체 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한 것도 이 구청장이 거둔 결실이다. 이 구청장은 취임 초부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교육부 장관, 서울시교육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을 수차례 찾아가 학교 설립을 위해 설득했다. 그는 “구민들께 한 굵직한 약속은 지켰다”며 “일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대해 큰 빚은 갚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원도심과 신도심과의 격차를 줄인 것도 성과 중 하나다. 이 구청장은 “신도심의 경우 재건축을 거치며 기부채납 등으로 공원도 만들 수 있고 시설들이 점차 개선된다”며 “하지만 원도심의 경우에는 재개발이나 주거 환경 변화가 없는 한 시설 개선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장과 체육시설 등을 추가로 넣고, 기존 계획을 변경을 해서라도 공간을 만들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장형 구청장으로 평가된다. 재건축 단지 준공으로 입주가 늘고, 인구가 많아지면서 갈등 상황도 늘었다. 그래서 이 구청장은 현장에 직접 나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만 28차례 현장을 찾았는데 이 중 11차례가 재건축 환경 변화에 따른 현장 방문이었다. 공사가 수차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되며 순조롭게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구청장의 이런 중재 역할이 크게 주효했다.
그는 구청장이 ‘친정엄마’의 역할을 해야 된다고 믿는다. 이 구청장은 “구민들이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게 구의 일인지, 시의 일인지 잘 모른다. 주민들은 구청을 제일 먼저 찾게 된다”며 “구청은 친정이고, 구청장은 친정 엄마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