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1일 미 기업 CEO들과 회동
백악관, 관세 장기적으로 혜택 시사
“트럼프 당선 후 기업 수조원 투자 약속”
국가경제위원장 “2분기 (경기) 이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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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해셋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지난 7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엎치락뒤치락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 등으로 급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주식 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로부터 실제로 파악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중·장기적 경제에 미칠 영향에 있어 후자(업계로부터 파악한 것)가 확실히 전자(시장의 동물적 반응)에 비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높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기업 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경제 공약인 관세, 규제 완화, 미국산 에너지 해방 등과 관련 새 일자리 수천개를 창출할 수조달러의 투자 약속으로 화답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세계 각국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부응하고자 대미 투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등을 직접 거명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기업들이 잠재적 관세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미국 시장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한국 기업 3곳과 함께 이탈리아 주류 회사 캄파리(CAMPARI), 대만의 컴팔(COMPAL) 전자, 스웨덴 위생용품 회사 에씨티(ESSITY),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 대만 인공지능(AI) 업체 인벤텍(INVENTEC),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볼보 등을 미국에 생산시설 확대 및 투자 검토 중인 사례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노동자를 우선하고 미국 경쟁력을 향상하겠다는 약속의 직접적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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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
백악관은 앞서 지난달 2일에도 관세 효과를 홍보하면서 현대차와 현대제철, LG전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직접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등 증시 하락 사태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 DC 소재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찾아 월가 은행 등 각계 기업을 이끄는 CEO들을 만난다.
이 협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미국 경제의 모든 부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200명 이상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척 로빈스 시스코시스템즈 CEO가 의장을 맡고 있으며, 금융업계에서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와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앞으로 경제가 극도로 활황세를 보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다”면서도 “1분기(1∼3월)상 데이터(경제 관련 수치)는 일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에는 긍정적 범주로 진입하게 될 것이고, 2분기에는 감세 영향 속에서 (경기가) 이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시작한 가운데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는 등 변덕스러운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증가,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자 백악관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0.01포인트(-2.08%) 내린 41,911.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5.64포인트(-2.70%) 떨어진 5,614.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27.90포인트(-4.00%) 급락한 17,468.33에 각각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이날 종전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또 12개월 내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제기되는 경기침체 우려에 무덤덤한 태도를 보인 것도 증시 하락세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