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수신기·한국어 채널 없어 현지화 미흡
“프리미엄 TV 1위 목표 거의 가까워졌다”
23개 언어로 대화…“경쟁사에 현격한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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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관람객이 중국 TCL의 TV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일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중국산 TV의) 하드웨어는 이제 충분합니다. 많이 따라왔습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 상무는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제품 브리핑에서 중국산 TV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백 상무는 국내에 판매 중인 중국산 TV를 구매해 사용해봤다고 밝히며 직접 경험한 장·단점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중국 업체가 헤게모니를 잡은 것은 패널”이라며 “패널(공장)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는 많이 따라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TV의 ‘두뇌’ 격인 시스템온칩(SoC) 측면에선 여전히 중국 업체들이 뒤처져 있다고 판단했다. 독자 기술이 없어 LG전자를 비롯한 선두 기업들과 격차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SoC는 화면의 해상도를 높여주고 고화질을 구현하는 고성능 반도체다. LG전자는 자체적으로 TV용 SoC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백 상무는 이날 2025년 TV 신제품을 소개하면서 “(LG전자는) 독자 SoC가 중요하다고 보고 오랫동안 많은 투자를 해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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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중국 하이센스가 전시한 116인치 LED TV. 김현일 기자 |
중국 업체들만의 독자적인 운영체제(OS)가 없는 점도 한계로 지적했다.
백 상무는 “한국에 나와 있는 중국산 TV는 안드로이드를 쓰고, 미국에서 판매하는 TV는 로쿠(Roku)를 쓰거나 아마존의 파이어TV를 쓰는 등 여러가지 OS를 섞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전자는 독자적인 OS(webOS)가 있어 광고나 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중국 업체들은 그런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백 상무는 또한 “지상파 방송 3사가 지금 UHD(초고화질) 방송을 하고 있는데 중국산 TV에는 UHD 튜너(수신장치)가 안 들어가 있다”며 “4K TV라고 판매하는 게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현지화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백 상무는 “TCL이 제공하는 무료 채널은 전부 영어 채널이다. 한국어 채널은 없었다”며 “아직 한국화가 덜 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TCL과 하이센스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각각 12.4%, 10.5%로 올라서며 2위 LG전자(16.1%)를 바짝 쫓고 있다.
LG전자는 다만 1500달러 이상 TV 시장 점유율은 24.8%(금액 기준), 2500달러 이상에선 30.2%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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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상무)이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2025 LG 올레드 에보(G5) 제품의 차별화된 AI 기능, 독보적 화질, 차원이 다른 편의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백 상무는 “1000~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볼륨 그리고 매출 1등이 목표”라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 경쟁사가 많이 있지만 좋은 제품으로 1등하겠다. 거의 타깃에 가까워졌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전체 1위 삼성전자의 2500달러 이상 TV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49.6%로, 2023년 60.5%보다 10.9%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LG전자가 19.1%에서 30.2%로 증가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백 상무는 경쟁사 대비 LG전자 TV의 강점으로 ‘다양한 언어’를 꼽으며 해외 판매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윤여정이 아카데미상 받은 영화 보여줘”라고 말하면 LG TV는 ‘미나리’를 찾아준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찾아주는 기능을 23개 언어에 걸쳐 지원한다고 백 상무는 강조했다. 단어만 인식하는 수준으로 따지면 150개 언어를 지원한다.
백 상무는 “사용자의 음성에 맞춰 답변까지 하는 언어 지원이 23개에 달하는 것은 다른 TV 업체와 비교할 때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자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