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8일 이후 최대 낙폭
시가총액도 1300억달러 넘게 줄어
실적 부진 전망·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행보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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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9일, 리스본의 테슬라 딜러십 밖에서 사람들이 테슬라와 SpaceX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며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이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시민들이 “테슬라를 팔고, 주식을 처분하고, 피켓 라인에 합류하도록” 격려하는 일련의 행동인 ‘테슬라 테이크다운’ 작전의 일부다. [AF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테슬라 주가가 10일(현지시간) 하루 사이 15% 넘게 폭락하며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는 약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5.43% 내린 222.15달러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는 220.66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날 하루 낙폭은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최대치다.
시가총액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146억달러로, 전장(약 8449억달러) 대비 1303억달러(약 190조2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한창 상승가도를 달리던 테슬라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작년 11월 5일 251.44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선거운동에 앞장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작년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탄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인 7일 262.67달러로 마감한 데 이어 이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종가는 작년 10월 중순의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장 이후 15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날 폭락에는 미 증시 전반을 강타한 관세전쟁 격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테슬라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월가의 UBS그룹과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컴퍼니(이하 베어드)가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UBS는 “테슬라 모델 Y의 신형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문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춰 36만7000대로 예상했다. 이는 해외 시장 곳곳에서 테슬라의 최근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정치활동에 반대하는 시위와 함께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공격이 연일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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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F 조사관들이 2025년 3월 10일 월요일(현지시간) 시애틀의 테슬라 매장에서 불타버린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조사하고 있다. [AP] |
특히 이날 오전에는 테슬라 신차들이 보관돼 있던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한꺼번에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벤 칼로 베어드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표적으로 한 일련의 사건들이 테슬라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위축시켜 테슬라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의 차가 열쇠로 긁히거나 불에 타는 위험에 처하는 것을 볼 때, 머스크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무관심한 사람들도 테슬라를 구매하는 것을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행보뿐 아니라 차량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잇따라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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