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갈아타기’ 붐에 서초 집값 1년새 7억 올랐다

‘똘똘한 한채’ 선호에 상급지 관심

토허제 해제로 ‘잠·삼·대·청’ 신고가

서초구 상승률 서울 아파트 중 1위

강남권-비강남권 가격차 더 벌어져

 

서울시가 5년 만에 잠실과 삼성·대치·청담 등 이른바 ‘잠삼대청’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 구역 지정을 풀면서, 해당 지역에 신고가 기록 사례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강남3구에 ‘갈아타기 수요’가 늘면서 서초 집값이 밀려올라가, 1년 새 7억원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잠실 국평도 30억 넘었다” 토허제 해제가 쏘아올린 집값 오름세=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엘스아파트 전용 84㎡(14층)가 신고가인 30억원에 손바뀜했다. 잠실 지역에서 국평이 30억원을 돌파한 첫 사례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규제 완화 후 매수심리가 확산하며 엘스 아파트의 국평 가격 호가(엘스·리센츠 기준)는 29억 후반에서 32억원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실거래 가격 27억원대 대비 2억~3억원이 상승한 것이다.

엘스아파트 전용 59㎡도 지난달 13일 23억3000만원(23층)으로 신고가를 달성했다. 리센츠는 지난달 15일 39억8000만원(23층) 신고가를 세우며 해당 평형 4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강남구에서도 토허제에서 풀린 아파트들의 신고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삼성동 아이파크는 전용 195㎡가 81억원(12층)에 신고가를 달성했다. 청담대림e편한세상의 전용 81㎡ 매물은 지난달 21일 3층임에도 지난해 11월 거래된 매물(10층, 19억9000만원) 대비 1억1000만원 오른 21억원에 손바뀜했다. 1994년 준공된 청담건영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35억(10층)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잠삼대청’보다 더 오른 서초…올 들어 평균 실거래가 28억=하지만 ‘잠삼대청’ 등 토허제 해제 지역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는 서초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강남3구 내에서도 상급지로 이동이 일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1~2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 매매 7231건(지난 11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서초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28억4909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21억5393만원) 보다 6억9516만원(32.3%)이 상승하면서 서울 자치구 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23억4753만원→27억1065만원)는 3억6311만원이 올랐고, 송파구(16억1518만원→18억971만원)는 1억9453만원이 상승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특히 서초구는 거래량도 87.7% 늘었지만 고가의 대형면적 거래까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봄 이사철,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 등이 겹쳐 상승 기대감이 확실한 지역은 호가로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해당 지역에 대한 수요가 무제한은 아니기 때문에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3구와 나머지 서울 지역 가격차 14억원=‘더 비싸고 상승폭이 큰 지역’으로의 이동이 이어지면서, 지역 간 가격차도 더 벌어졌다. 강남 3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23억8118만원을 기록한 반면, 이들을 제외한 비강남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10억1103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와 나머지 서울 지역의 가격 차가 13억7015만원으로, 1년 전 11억3162만원보다 더 커졌다.

강남3구 집값이 비강남보다 더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년간 강남3구는 평균 실거래가가 3억7619만원 뛴 반면, 나머지 서울지역은 1억3766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는 거래량 증가폭도 더 크다고 리얼투데이는 밝혔다. 강남 3구의 올 1~2월 거래량은 1456건으로 작년(940건)보다 54.9% 증가했으나 그 외 지역은 36.4%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편 비강남권에선 종로구(9억630만원→12억5548만원)의 평균 실거래가가 3억4918만원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로구의 경우 올해 거래건수가 56건으로 적었으나, 대형 평형 거래가 많았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어 동작구(9억5740만원→12억3389만원), 영등포구(9억9149만원→12억6350만원)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김희량·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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