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대체 어떻게 해야”…김새론 이어 휘성 사망에 입 연 예일대 정신과 의사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가수 휘성의 비보가 전해진 가운데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나 교수는 지난 10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휘성 씨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며 “동시대를 살아간 예술인들을 잃어가는 일들은 나이가 들면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인 것 같지만 일찍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경우는 더 마음이 아픈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인의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상황은 아니나 약물 과복용은 제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라 더 마음이 아프다. 몇 년째 중독 재활 시설에 더 많은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외쳐왔는데(심지어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님께도 말씀드렸다) 이루어지지 않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변화가 생길까”라고 덧붙였다.

나 교수는 또 다른 글에서 “중독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 약물·알코올 중독은 물론 무서운 병이지만, 저는 중독 정신과 의사로 일하면서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은 환자들을 매일 만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은 펜타닐처럼 치명적인 마약이 유행하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문제는 중독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과 재활 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지만 처벌 일변도의 마약 정책으론 이미 일상 속에 스며든 마약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며 “처벌과 치료·재활이 함께 가야 유의미한 변화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휘성은 약물 문제에 오랜 기간 시달려왔다. 앞서 그는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2021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20년 3, 4월에는 수면 유도 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맞고 서울 모처의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2018년 7월에는 졸피뎀 투약 혐의로 기소 유예를 받기도 했다.

앞서 나 교수는 2023년 4월 SNS에 “유아인 씨가 아이언맨처럼 돌아오길 바란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 교수는 당시 “마약 중독이 사회적 매장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마약에 중독되었던 사람이 제대로 치료를 받은 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돌려줄 수 있는 본보기가 되어주길, 중독 정신과 전문의로서 응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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