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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이후 첫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높이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대거 내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이달 중순께부터 본격적으로 차례로 주총을 열어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을 상정한다.
특히, 밸류업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눈에 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실적 호조를 반영해 2024년 기말 배당금을 주당 6000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배당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인 주당 1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주총 시즌의 관전 포인트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꼽힌다.
이달 말로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는 경영권을 놓고 지분 매입 경쟁을 벌여온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의결권 정면 대결이 벌어진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 임시의장 선임과 자사주 전량 소각, 5∼17명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법원이 지난 임시 주총에서 결의된 집중투표제 효력을 인정하면서, 이사회 장악과 수성을 놓고 양측이 치열한 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분이 열위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제안한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각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당 선출해야 할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받는 제도다.
소수주주의 주주제안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알려진 집중투표제가 이슈로 꼽힌다.
코웨이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따라 주총에서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을 강화하는 장치인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를 의결한다.
이마트는 소수주주 플랫폼 ‘액트’와 경제개혁연대의 주주제안 중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개의 건’을 정기 주총에 상정한다.
다만 지난해 국내 증시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바람이 불면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 대상 기업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기업 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마켓인텔리전스가 분석한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공개적인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이 된 국내 기업은 총 66곳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역대 최고치인 77곳에서 14% 줄어든 수치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 3명을 보강한다. 신임 사외이사로 반도체 기술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영입했다.
또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내정했다.
그간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보다 경제 관료 출신 등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전문성을 키워 초격차 기술 경쟁력 회복에 힘을 싣는다는 취지다.
현대차는 글로벌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사모투자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폭넓은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SK그룹의 지주사 SK는 신임 사외이사로 에너지 전문가인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과 국제관계 전문가인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내정했다.
1위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신사업 기반을 다지고자 기업들은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개정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번에 사업 목적에 ‘수소 사업과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수소 사업 생태계 확장에 한층 속도를 낸다.
면세 사업에서 적자를 보는 호텔신라는 사업 목적에 ‘종합 휴양업’과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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