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젊은층 ‘대형’ 신청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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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천4구역 이주 현장 모습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재건축 네이버카페 캡처] |
3기 신도시 거여·마천재정비구역의 마천4구역이 철거를 앞두고 대형평형의 세대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의 유일한 뉴타운인 만큼 거여·마천에는 젊은 세대의 유입인구가 많은 편인데,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도 중소형보다 대형 평수의 인기가 더 많아졌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마천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촉진계획변경안(촉변안)을 고시했다.
조합은 통합심의를 접수하기 위해 현재 서울시·송파구와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신청된 촉변안에서 주목할 점은 큰 평수의 세대수가 늘어나고, 작은 평수는 줄었다는 점이다.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조합원들이 원하던대로)25평 아파트는 21세대 감소됐으며 35평은 34세대 증가, 40평 이상은 64세대 증가됐다”고 안내했다.
실제 촉변안의 ‘인구·주택 수용계획’에 따르면 부분임대 등을 모두 포함해 마천4구역의 60㎡ 이하 아파트는 6012세대서 5800세대로 212세대 감소한 반면 60~85㎡이하 아파트는 6166세대서 6200세대로 34세대 증가했다.
또 85㎡를 초과한 주택은 995세대서 1055세대로 60세대 증가했다. 합계 주택 수는 총 1만3171세대에서 118세대 줄어든 1만3055세대로 확정됐다.
업계에선 공사비 증가 이슈가 한창인 현재 넓은 세대의 가구를 늘린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보통 재개발 아파트의 경우 적은 평수의 아파트를 늘려서라도 일반분양을 늘리고, 사업성을 제고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막상 분양신청을 받아보니 조합원들이 넓은 집을 더 선호했기 때문에 예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좁은 집을 선호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다시 넓은 집을 선호하는 걸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지 않느냐”며 “특히 거여·마천에는 젊은 층의 유입이 많은데, 분양신청을 받아보니 이들이 넓은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일대 104만3843㎡의 노후 주거지역을 아파트촌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거여동 3개 구역(거여2-1, 거여2-2구역, 거여새마을)과 마천동 5개 구역(마천1·2·3·4·5구역) 등으로 구성돼 2005년 뉴타운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주소지상으론 송파구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 동남쪽 끝에 있어 잠실동보다는 하남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고교 부지에 종로구의 동성중·고교가 이전하기로 하면서 ‘학세권’으로 재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사업이 가장 빨랐던 거여2-2구역은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1199가구)로 탈바꿈해 2020년 6월 입주했다. 뒤이어 거여2-1구역 ‘송파시그니처 롯데캐슬’(1945가구)이 2021년 12월 프로젝트를 마쳤다.
그외 마천동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마천4구역이다. 지난 10일에는 철거를 위한 ‘건축물 해체공사 용역 공고’를 냈으며 업체 선정 이후 본격 철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마천4구역의 이주율이 98%정도에 이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