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미루려는 국힘, 신속 촉구하는 야당…탄핵선고 날짜 두고 엇갈린 셈법

이재명 선거법 2심 선고일과 맞물려 더욱 ‘복잡’

국힘 ‘최대한 미뤄야 유리’ 판단

야당 ‘정권교체론으로 사법 리스크 무마’ 계산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감사원장과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심판의 결론을 내기로 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에 대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에는 이번 주 안으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과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재해 감사원장 등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13일로 지정됨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더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겉으로는 법적·절차적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헌재가 야당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고 법적 원칙과 절차에 따라 탄핵 심판을 진행하면 된다”며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이 나온 만큼 헌재도 탄핵 심판의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오는 26일에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앞세워 탄핵 정국의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 설사 나중에 윤 대통령이 파면돼도 이 대표의 2심 실형 직후부터 이를 부각하면 조기 대선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가 서둘러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결과와 맞물린 전략적 판단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윤 대통령이 신속히 파면돼 이른 시점에 조기 대선이 시작돼야 선거에 유리하다.

윤 대통령이 파면된다면 설사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1심에 버금가는 유죄를 받는다 해도 이를 ‘윤석열 검찰 정권’의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정권교체 여론을 규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당은 헌재를 향해 서둘러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을 내려줄 것을 강하게 호소하고 나섰다.

최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다음 날인 14일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와는 무관하게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금요일(14일)까지 선고하지 않으면 이번 주말 대한민국은 완전히 뒤집어진다”며 “혼란을 막을 기관은 헌재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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