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5.63%등 美3대지수 급락
국장에선 반도체·차·이차전지 부진
‘親코인’ 비트코인 수익률 -23.11%
![]() |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들어 개미들의 잔혹사가 벌어지고 있다. 동학개미·서학개미 순매수액 상위 종목 다수의 손실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가상자산마저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한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 미국에 드리운 ‘R(Recession·침체)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는 만큼, 투자 자산에 대한 투심 위축 현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4분의 1토막까지 난 서학개미 순매수액 상위株=12일 인베스팅닷컴·나스닥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1월 20일) 이후 첫 거래일(1월 21일) 대비 11일(현지시간)까지 나스닥종합지수가 11.7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각각 -7.89%, -5.89%에 뒷걸음질 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 후 순매수액 1위 테슬라(13억2621만달러, 10일 기준)의 수익률은 -45.63%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최고점을 찍었던 테슬라 주가가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게 테슬라를 ‘원픽(최선호주)’으로 선택한 서학개미의 주식 계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지난해 미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반도체주에 베팅한 서학개미도 낭패를 봤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순매수액 7위, 2억838만달러),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ETF ‘그래닛셰어스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의 수익률도 각각 -22.77%, -46.81%에 불과했다.
비교적 안정적일 것이란 믿음으로 서학개미가 몰린 S&P500 지수 추종 ETF ‘뱅가드 S&P500(VANGUARD SP 500)’도 등락률 -7.79%에 그쳤다.
▶코스피는 ‘플러스’지만, 개미 최애주 ‘마이너스’ 수두룩=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한 분위기다. 지난 1월 20일 대비 전날 종가까지 코스피 지수의 등락률은 0.56%(2523.55→2537.60)로 하락장세가 뚜렷했던 미 증시 대비 탄탄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선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조선주(株)’ 2개 종목(삼성중공업 5.02%, 한화오션 53.85%)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주가가 이미 급등세를 탔던 HD현대 그룹주 HD현대일렉트릭(-21.05%), HD현대미포(-20.58%)의 조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작년 ‘밸류업’ 최대 수혜주였던 KB금융(-12.64%)의 주가 하락세도 뚜렷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휘두르고 있는 관세 부과와 각종 보조금 철폐 카드에 노출된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양대 반도체주 삼성전자(-0.19%), SK하이닉스(-12.64%)는 미 ‘반도체법(칩스법)’ 완전 폐기 및 관세 부과 위협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국내 양대 자동차주 현대차(-7.52%), 기아(-3.05%) 주가도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상호 관세 부과 예고 등을 앞두고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심이 위축됐다.
증시에서 쓴맛을 본 개미들은 가상자산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분위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 수익률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23.1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의 경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들어선 만큼, 위험자산 투매 국면에서 ‘역발상’ 전략을 생각할 수 있는 시기”라며 “최근 유럽-중국은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이 유입 중이며, 한국을 비롯한 비(非) 미국 증시가 하락장에서도 비교적 탄탄한 모습을 보인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