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자산 효율성 뒷걸음질…MBK 책임론 거세지나

유형자산 회전율, 1 밑돌아…이마트의 절반 수준
우량점포 매각 등 여파…부동산 담보가치도 약화
국세청, MBK 세무조사…국회, 김병주 증인 채택도

9일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소유주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로 바뀐 후 8년간 자산 효율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MBK에 대한 책임론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기준 홈플러스의 유형자산(유형자산+사용권 자산) 회전율은 0.96 수준에 머물렀다.

유형자산 회전율은 매출액을 유형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유형자산은 통상 업체가 보유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사용권 자산은 임차한 매장·물류센터 자산을 뜻한다.

유형자산 회전율은 자산 대비 매출 창출력을 보여주는 자산 효율성 지표로 꼽힌다. 다수의 점포 부동산을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더 주목받는 지표다.

유형자산 회전율이 1을 밑돈다는 것은 자산의 규모에 걸맞은 매출을 창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동종 업계에 속한 이마트(별도 기준 1.97)의 절반에 불과하다.

MBK가 인수한 이후 홈플러스 유형자산 회전율은 눈에 띄게 악화했다. MBK 인수 직후인 2016회계연도(2016년 3월~2017년 2월) 1.13이던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 0.73으로 뚝 떨어진 이래 한 번도 1을 넘어서지 못했다.

업계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MBK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MBK가 대규모 차입금을 갚기 위해 매출이 잘 나오던 우량 점포를 차례로 매각하면서 시장 대응력이 약화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MBK의 점포 폐업 또는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 같은 자산 처분으로 홈플러스 유형자산은 2016회계연도 5조5409억원에서 2023회계연도엔 4조3507억원으로 21.5% 감소했고, 사용권 자산은 그만큼 늘었다. 임차료가 늘면 현금 유출이 많아져 그만큼 재무에 부담이 된다.

낮은 자산 효율성은 점포 매각을 비롯한 자산 처분에서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MBK는 지난해부터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하려고 시도했으나 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매수 희망업체를 찾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자산 유동화 전망도 밝지 않다. 4조7000억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 등 여파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자산 효율성마저도 낮아 매각해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보유 부동산 가치가 3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온다.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내놓거나 MBK가 자기 자본을 투입하는 등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김 회장의 자산가치는 97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편 국세청은 MBK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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