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기술 20건 홀랑 다 넘겼다…경찰, 작년 ‘해외기술 유출 범죄’ 역대 최다 [세상&]

국내 기술 중국에 유출…작년만 20건 적발
범죄수익 65억 환수…올해도 단속 강화 예정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술유출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작년에는 전체 기술유출 사건 중 해외 유출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단속을 강화한 경찰은 작년에만 총 27건의 해외 기술유출 사건을 검거했다. [챗 GPT를 사용해 제작했음]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기술유출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작년에는 전체 기술유출 사건 중 해외 유출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단속을 강화한 경찰은 작년에만 총 27건의 해외 기술유출 사건을 적발했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기술유출 사건 중 해외 유출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곧 10%에 머물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해외 기술유출 범죄는 2021년 10.1%에서 2022년 11.5%, 2023년 14.7%, 2024년 22.0%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의 대응도 기술유출 범죄 증가에 비례해 더욱 강화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해외 기술유출 범죄 근절을 위해 총력 대응한 결과, 작년에 해외 기술유출 사건을 27건 검거하는 등 국수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그동안 전국 시도 경찰청을 대상으로 관내 기업과 산업단지 등 지역 특성에 따라 수사팀별 전담 기술을 지정하고, 수사관들의 적극적인 외근 활동을 독려하는 등 ‘해외 기술유출 대응 역량’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해외 기술유출 검거 건수는 전년 대비 12건에서 22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도 총 27건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해외로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 9건, 디스플레이 8건, 전기·전자 3건, 정보통신 2건, 자동차 철도·조선·생명공학·기계·기타 각각 1건이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에 기술이 유출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미국에 3건, 일본·베트남·독일·이란에 각각 1건 순으로 기술이 유출됐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핵심기술 해외 유출사건은 작년에만 총 11건이 검거돼 국수본 출범 이후 최대 실적으로 기록됐다.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각각 1건, 4건, 2건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에 대해서도 작년에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피의자가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고 받은 급여와 체류비용 등을 특정해 기소 전 추징보전 하는 방법 등으로 총 8개 사건에서 65억여원 상당을 환수하는 성과를 내면서다. 2023년 2개 사건에서 0.65억원을 환수한 것 대비 약 100배에 달한다.

경찰청은 국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이 계속 증가하면서 ▷해외 기술유출 단속 강화 ▷기반 시설 확보 및 제도 개선 ▷관계기관 협력 강화 ▷피해 신고 활성화 등을 핵심 과제로 지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를 위해 시도 경찰청 전담 수사팀의 첩보 수집, 기술 보호 설명회 등 외근 활동과 디지털포렌식, 범죄수익 환수 등 전문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술유출 분야에 위장 수사를 도입하는 방안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과 인터폴 등 국내외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 보호 정책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수본 안보수사국 관계자는 “첨단화·조직화하는 해외 기술유출 범죄의 근절을 위해 전담 수사관 증원 및 전문교육을 하고, 중기부·산업부·특허청 등 관계기관과 힘을 합쳐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유출 피해를 보았거나 의심 사례를 목격했다면 국번 없이 ‘113’ 또는 경찰청 홈페이지에 개설된 ‘온라인 113 신고센터’로 신고하거나, 시도 경찰청 산업기술보호수사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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