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분기별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관세정책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조기에 높은 강도로 시행돼 글로벌·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에 한은은 향후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새로 설정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경우로 설정했다.

이 때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작년 11월 전망 때보다 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은 이 기본 시나리오에 따라 지난달 25일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 1.8%로 제시했다.

그러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포인트, 내년 0.4%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대(對)미국 수출 감소, 교역 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포인트, 0.3%포인트씩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