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1차 국평 지난달 말 34.3억원 손바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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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평이든 40평대든 호가가 한 달 사이 5억 올랐어요. 말이 되나요. 집 팔아 노후자금 하려는 집주인들이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매물 거두고 저희는 중개할 물건이 없는 상황이네요.” (대치동 공인중개사 A씨)
지난달 서울시가 강남3구 일부 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가운데 규제가 유지된 재건축 아파트 14곳의 절반 이상에서 신고가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단지에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강남 재건축’을 선택하는 수요가 여전했단 의미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지로 주변 지역 집값이 상승하면서, 덩달아 올라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14일 헤럴드경제가 아실 등을 통해 최근 한 달간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재건축 아파트 14곳 실거래 현황을 확인한 결과, 강남구 대치동 미도·은마·선경 1~2차·개포우성 1~2차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우성 1~3차, 우성4차 등에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발표 이후 신고가 거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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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유지 재건축단지 신고가 사례 |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2차에서는 지난달 18일 전용115㎡가 신고가인 38억2000만원(7층)에 손바뀜했다. 올해 1월 거래된 같은 평형 37억원(12층) 대비 1억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선경 1~2차에서는 지난달 17일 전용127㎡가 신고가인 44억원(13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약 2주 전 거래된 42억8000만원(6층) 대비 1억2000만원 가격이 올랐다. 개포 우성1차에서도 지난달 27일 전용84㎡가 34억3000만원(4층) 신고가에 새 주인을 만났다.
대치동의 부동산들은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를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상승이 호가를 급격히 올렸다고 말했다. 개포 우성 1차를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이 대치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급지로 인식되는데 ‘잠실이 3억 오르면 여기는 4억은 올라야 한다’는 일종의 지역 자부심이 매수·매도자 사이에 퍼져 있다”면서 “국평도 40평대도 지금 호가가 5억 가까이 올라가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늘어나자 공인중개사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보미도맨션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4~5개는 있었던 매물이 한 달 사이 자취를 감췄다”면서 “수억을 올린 후 매물을 보러 온 사람이 있으면 ‘이 가격에도 사려는 사람이 있구나’ 한 뒤 팔지 않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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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들의 모습. [연합] |
다만 전문가는 토허제 해제가 신고가 상승을 불러 온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토허제 해제 여부와 무관하게 강남 재건축 단지는 투자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라는 이유에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급부족과 희소성을 고려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강남이라는 지역 커뮤니티에 속하고자 하는 열망이 만나 기본적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지역들”이라며 “예컨대 압구정동 신현대12차 매물이 토허제 속에서도 80억, 90억을 넘는 사례가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인근 지역 아파트값 상승이 재건축 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을 높인 측면은 있겠지만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수요 통제는 불가능해 신고가를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