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10만원 위해 1000만원 예금? 누구는 걷기만 해도 법니다 [찐이야! 짠테크]

운동하며 돈 버는 M2E(Move to Earn)
앱으로 재테크하는 ‘앱테크’ 사례로 각광
서울 시민 5명 중 1명 손목닥터9988 가입
2%대 예금 금리에 목돈 맡기는 것 맞먹어
연령 높아질수록 앱테크 사용 더욱 활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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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만큼 포인트를 지급하는 앱테크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청계천 매화거리에서 시민이 산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산책하면서 포인트를 쌓다 보니 10만 원이 모였어요.”

# 30대 직장인 양모 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손목닥터9988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걷기 습관을 들였다. 스마트폰을 소지한 채 걸으면 하루 최소 200원씩 포인트가 적립되기 때문이다. 양 씨는 “지금까지 모은 포인트만 10만원이 넘는다”며 “앱테크를 통해 돈을 버는 재미를 느끼면서 매일 8000보 이상 걷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걷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이른바 ‘앱테크’가 절약과 재테크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돈을 버는 재테크 방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울시 손목닥터9988, 캐시워크, 토스만보기 등이 있으며, NFT 기반 운동화를 착용하고 운동하면 토큰을 얻는 ‘스테픈고’ 같은 M2E(Move to Earn) 서비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목닥터9988’ 서울시민 160만명 이용…5명 중 1명꼴


손목닥터9988 이용자는 올해 1월 기준 16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지난 13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에서 봄나들이 나선 시민들이 산책하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손목닥터9988은 올해 1월 기준 누적 이용자가 16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인구의 5중 1명꼴로 해당 앱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손목닥터9988은 2021년 출시 이후 사용자가 매해 꾸준히 증가했다.

손목닥터9988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헬스케어 앱테크 서비스로, 걷기, 홈트레이닝, 명상 등 다양한 건강 활동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하루 8000보를 걸으면 200포인트가 쌓이며, 주 3회 이상 꾸준히 걸으면 추가로 5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건강정보수집 동의 등 참여활동을 하면 즉시 8000포인트가 지급되며,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면 추가 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 빠른 적립이 가능하다.

가입 대상은 19세~75세 서울시민으로, 서울 소재 직장인과 대학생, 자영업자도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앱 스토어에서 ‘손목닥터9988’ 앱을 다운로드한 후 회원 가입을 하면 된다. 개인 소유의 스마트워치가 있다면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워치가 없어도 스마트폰 앱만으로 참여 가능하다.

적립된 포인트는 앱 내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서울페이머니’로 전환하면 병원, 약국, 도서관 등 서울페이머니 사용처에서는 어디서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손목닥터9988을 활용하면 6개월 동안 최대 10만 포인트(10만원 상당)를 적립할 수 있는데, 이는 월평균 약 1만6700원의 수익을 얻는 것과 같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 수준임을 감안하면, 6개월간 10만원의 이자를 얻기 위해서는 약 1000만원의 원금이 필요하다. ‘무자본’으로 걸으면서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만으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캐시워크’는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광고를 시청하면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앱이다. ‘토스만보기’는 지정된 장소에 걸어서 방문하면 20포인트를 제공하며,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채팅방 기능도 있다.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점심을 먹고 산책 겸 밖으로 나와 함께 토스포인트를 모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현재 20명가량이 함께 걸으면서 포인트도 모으며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걷기만 해도 하루 100만원”…‘스테픈고’ 지난 9월 출시


STEPN GO


앱테크 시장이 확장하면서 NFT 기반의 운동화를 착용하고 걸으면 토큰을 받는 ‘스테픈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 새롭게 출시된 ‘스테픈고’는 M2E(Move to Earn)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로, 출시 시점 기준 약 300만원 상당의 운동화를 구매한 뒤 걸으면 일정량의 토큰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일부 스테픈 이용자는 하루 2시간 운동으로 월 200만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테픈고는 높은 초기비용이 발생해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최근 운동화 NFT 가격이 대폭 하락하며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스테픈고에서 거래되는 토큰의 경우 이용자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성 변동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앱테크, 40대 이상 여성이 적극 참여”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금융 앱테크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30대 이하 청년층보다 앱테크를 활용해 적립한 포인트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용자는 월 평균 1만498포인트를 적립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50대(8152포인트), 40대(7374포인트) 순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적립 포인트가 많았다.

한 앱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 특히 40대 이상 여성 이용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며 “고물가·저금리 상황에서 소소한 경제적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앱테크가 이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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