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법인 세우고 시장 공략
K콘텐츠 인기에 소주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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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한국 소주가 연간 수출액이 2억 달러(약 2906억원)를 넘어선 가운데 주류업계가 러시아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1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의 러시아연방 수출액은 1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소주의 러시아 수출은 사실상 전무했으나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수출량이 급증했다.
러시아에서 소주의 인기는 외국 전통주 유행과 맞물린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한국 소주 판매량은 350% 증가했다. 외국 전통주 부문에서 소주 시장의 점유율은 41.3%로 1위다. 조지아의 차차(61%), 프랑스 과일 브랜디 칼바도스(13.2%), 이탈리아의 그라파(11.7%)보다 돋보이는 인기다.
국내 기업들은 예전부터 러시아 시장을 주목했다. 하이트진로는 1995년부터 러시아법인 ‘하이트진로 루스’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94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485억원, 베트남 150억원, 필리핀 109억원 등 다른 지역 법인과 대비된다. 매출액이 낮지만, 영업이익이 높다.
롯데칠성음료도 음료와 함께 ‘처음처럼’과 새로’ 등 소주를 앞세워 러시아에 진출했다. 지난해 초에는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던 판매 사무소를 러시아 법인으로 격상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러시아 법인 매출액은 236억7800만원이었다. 중국 법인(194억원)보다 높은 매출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K-콘텐츠 인기로 러시아에서도 한국 소주 수요가 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현지 법인 등을 활용해 마케팅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소주를 생산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한국산 소주가 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반면, 현지 생산 소주는 곡물 등을 사용해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과일향을 첨가한 저도주가 주력 제품이다.
한편 지난해 일반·과일소주를 포함한 소주류 수출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2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1억3500만달러) 이후 4년 만에 1.5배로 늘었다. 목별로는 일반소주 비중이 51.9%로 과일소주 등 혼성주(48.1%)보다 많았다.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24.3%로 가장 많았다. 중국(19.9%), 일본(19.2%)이 뒤를 이었다. 전체 수출국은 95개국이었다. 미국·중국 등 46개국으로 수출은 작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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