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으로 차갑게 식었던 채권 투심 돌아와
정치 불확실성 줄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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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로 대거 빠져나갔던 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 차갑게 식었던 외국인 채권 투심이 살아나고 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줄고, 통화당국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한국은행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35억4000만달러(5조1804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3개월만에 순유입 전환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계기로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갔다. 계엄이 터진 지난해 12월엔 12억8000만달러가 순유출됐고, 지난 1월에도 12억7000만달러가 나가면서 2개월 연속 순유출이 일어났다.
그러나 2월 들어 투심이 살아나면서 지난 2개월 동안 빠져나갔던 25억5000만달러를 10억달러 가량 상회하는 수준으로 순유입이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의 ‘2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기준으로도 외국인 채권 투자는 크게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2월 상장채권 5조6680억원을 순투자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줄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1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37)보다 6bp 낮아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식지 않고 있다. 통화당국도 지속적으로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드는 점도 우리나라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2월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의 4.25%~4.50%에서 3.50~3.75%까지 내려갈 확률을 32.6%로 반영했다.
금리를 한 번에 0.50% 내리는 ‘빅컷’이 없다고 가정하면 3회 인하된다는 뜻이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15.2%에 불과했다. 심지어 금리를 4번 내릴 수 있단 가능성도 20.7%로 나타났다.
다만,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인한 국채 공급 증가는 채권 투심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596%에 장을 마쳤다. 정치권의 추경 논의가 재개되면서 국채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단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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