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단죄’에 촬영 현장 [배우 이주영 SNS]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유명 배우도 될까 말까인데…”

한 때 국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1위였던 웨이브가 티빙과의 합병을 앞두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올 상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고 자체 콘텐츠 의지를 드러냈지만, 작품 흥행성, 출연진 영향력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넷플릭스가 수억원의 출연료를 쏟아 부으며 배우들의 몸값을 높여놓은 탓에, 유명 배우 모시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웨이브를 비롯한 국내 OTT들의 제작 여력이 현실적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국 OTT 플랫폼 간 격차가 더욱 벌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웨이브는 올 상반기 공개작으로 드라마 ‘단죄’, ‘리버스’, ‘찌질의 역사’ 등의 드라마 라인업을 공개했다. 각각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멜로 복수극, 청춘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면면이 화려한 배우진으로 승부를 보는 넷플릭스에 비해, 웨이브의 단죄, 찌질의 역사 등은 신인급 중심으로 주연 배우가 채워졌다.

웨이브 상반기 오리지널 라인업 [웨이브 제공]

업계에선 이는 웨이브의 현재 제작 여력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본다. 넷플릭스가 유명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를 수억원대까지 끌어 올리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스타급 배우들을 확보하기가 녹록지 않아졌다. 만년 적자 끝에 티빙과 인수합병까지 앞둔 웨이브 입장에선, 제작비로 수백억원을 쏟아붓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백억원을 투입한 작품도 성공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은 미디어환경의 특성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 “스타급 배우로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차별화 된 경쟁력 없이 신입급 배우로는 흥행성이 떨어져 경쟁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것도 이 때문이다.

OTT 사용시간 점유율 [와이즈앱]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업계 내 웨이브의 영향력 또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앱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웨이브의 OTT 앱 사용시간 점유율은 9%로 한자릿수에 그친다. 1위 넷플릭스(61.1%), 티빙(16.5%) 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10.2%)에도 순위가 밀렸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OTT 앱 순위에서도 웨이브는 272만명으로 넷플릭스(1416만명), 쿠팡플레이(760만명), 티빙(626만명)에 이에 4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