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비 줄어든 美 주식 순매수액
3월 10일 이후 4거래일간 테슬라 순매수액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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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지아주의 한 도시에서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맡은 정보효율부 장관직 활동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우상향하던 미국 증시가 끝내 고꾸라졌다. 그러나 혼란한 미국 증시에도 용감한 서학개미(미 증시 소액 개인투자자)들은 하락하는 ‘테슬라’를 사들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대표지수는 조정 국면으로 추락하면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날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1.4% 하락한 5521.52에 마감했다. 최근에만 고점 대비 10.1% 하락하며 우려했던 기술적 조정장에 접어든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정이 미 증시 역사상 1929년 이후 7번째로 빠른 속도로 이뤄졌으며, 속도가 빨랐던 7회의 조정장 중 3회는 트럼프 1기 재임 시절인 2018년과 2020년, 그리고 이번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한편에선 최근 미 증시가 경기침체 공포에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국내 서학개미들의 투심 또한 위축됐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3월 10일 이후 4거래일간 12억9065만달러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주 4거래일(3월 3일~6일) 13억6838만달러보다 줄어든 액수다.
한 주간 서학개미가 사들인 종목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3월 첫째 주까지만 해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일일 성과를 3배 추종하는 ‘디렉션데일리세미컨덕터스불(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반면, 변동성이 커진 둘째 주엔 ‘테슬라’를 1위로 순매수했다.
이는 향후 테슬라의 주가 반등을 기대한 저가 매수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속되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뜩이나 변동성이 큰 테슬라 주가를 2∼3배 증폭해 따르는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투자자금이 많이 묶여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로봇, 인공지능(AI), 차세대 인터넷(스타링크)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뛰어난 역량을 가진 혁신 선도주지만, 단기적으로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와 전기차 부진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난달부터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인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와 테슬라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는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신차 판매 실적까지 부진해 주가도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3월 10일 이후 4거래일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판 종목 역시 테슬라로, 테슬라를 향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혼재됐음을 알 수 있다.
서학개미들은 같은 기간 테슬라에 이어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엔비디아→팔란티어 순으로 매도를 이어갔다.
한편 같은 기간 서학개미들은 다시 양자컴퓨터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주 순매수액 순위 9위였던 아이온큐가 5위로 올랐다. 디웨이브 퀀텀(QBTS)이 자사의 양자컴퓨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상용화 기대감을 높인 영향으로 보인다.
해당 소식에 1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아이온큐(IONQ)와 리게티 컴퓨팅(RGTI)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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