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29조원…역대 최대 사교육비에 이주호 “책임 통감” [세상&]

17개 시도교육감과 간담회 개최, 사교육비 대책 논의
“지역과 사교육 대응체계 확립, 대책 주기적 점검”
사교육 경감 우수 교육청엔 재정지원 확대 정책

우리나라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가 월평균 3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비용은 154만5000원이었다. 사진은 강남구 한 영어유치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4일 지난해 초·중·고교 사교육비가 2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의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2024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을 위해 그간 추진해 온 교육개혁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 현장에 안착시키고, 개혁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공교육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EBS 콘텐츠를 확대하고 시스템을 내실화해 학업성취 수준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지난해 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늘봄학교 지원 대상을 초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확대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사교육 경감을 위한 신규 정책도 추진한다”면서 “지방 소도시나 학교 밖 학습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중·고등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지역과 함께하는 사교육 대응체계를 확립하겠다”며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함께 시도교육청 단위로 지역 실정에 맞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도교육청도 시도별 사교육비 증감 데이터와 지역 여건에 기반해 대책을 마련하고 적극 추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시도교육감들과 간담회를 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재정 인센티브도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사교육 대책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겠다”며 “사교육 경감 우수 교육청에는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교육부가 전날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27조1000억원 대비 2조1000억 원(7.7%) 증가했다.

사교육비 증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으로 재수생, 반수생 등 이른바 ‘N수생’ 증가가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의 사교육 참여율은 80%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이 80%대를 기록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4년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에 따르면 유아가 영어에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원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또 소위 ‘영어 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사용되는 사교육비의 경우 월평균 154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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