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강남3구·용산 회복…노원·도봉 20% 아래” 서울 집값 양극화 [부동산360]

2025 KB 부동산 보고서
과거 전 지역 과열됐던 서울 아파트 시장
주요 지역만 높은 상승률 보이는 양극화
“서울 전체적으로는 제한적 상승 예상”


주택 경기 판단의 바로미터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서울 전체적으로는 제한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 단지.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서울 내에서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서울 전 지역에서 매매시장이 함께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주요 지역만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제한적으로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지역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지적으로는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진단이다.

KB금융그룹이 16일 발간한 ‘2025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2월 강남·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 고점을 돌파했고 서초·송파구도 1% 이내로 전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그러나 강북·구로·금천·중랑·성북·동대문·관악·강서구 등 10개 지역은 여전히 전 고점 대비 10% 이상 낮다. 특히 노원·도봉구의 경우 전 고점 대비 각각 17.2%, 19.0% 내린 수준이다.

2024년 12월 기준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격의 전 고점 대비 가격 수준 [자료=KB경영연구소]


이는 매매가격 상승 흐름이 서울 전역에서 나타났지만 오름폭이 달랐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지난해 4월 한강 이남의 강남구와 한강 이북의 마포·용산·성동구를 시작으로 5월 인근 서초·송파·동작·영등포·서대문구로 확산했고 같은 해 10월 금천구를 끝으로 25개구에서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상승세 확산 경로를 보면 동남권을 중심으로 안에서 밖으로 넓혀지는 형태가 뚜렷하다.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확산 경로 [자료=KB경영연구소]


이를 작년 4~12월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과 함께 살펴보면 대체로 상승세가 빨리 시작된 지역, 그중에서도 강남·송파·성동·서초·마포구처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오름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늦게 상승 대열에 합류한 지역에서는 강동·광진·중·양천구가 누적 상승률이 높았고 그 외 대부분 지역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상승세가 가장 늦게 시작된 노원·도봉·강북·금천구는 2024년 1분기와 비교해도 매매가격이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서울 자치구 2024년 4~12월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현황 [자료=KB경영연구소]


보고서는 작년 9월 이후 정부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과 은행권의 대출 제한 조치 등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9월 서울 25개구 가운데 14개 지역에서 상승세가 둔화됐고 10월에는 매매가격이 상승 전환된 금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12월 들어서도 16개 자치구에서 매매가격 상승폭이 축소됐고 일부 지역은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주택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있다고 봤다. 일단 작년부터 아파트 분양물량이 급감하면서 주택 공급이 확대되기까지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에 한국은행이 추가 인하까지 예고하고 있어 주택 수요자로서는 대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전국에서 주택 보급률과 자가 보유율이 가장 낮은 서울은 풍부한 매수 대기 수요로 인해 상승압력이 높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급격하게 하락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매매가격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서울 전체적으로는 제한적인 매매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2년 기준 서울의 주택 보급률은 93.7%, 자가 보유율은 44.1%다.

강 박사는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 개발사업 가시화 등으로 국지적인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지난 2월 12일 잠실·삼성·청담·대치동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이 1986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주간·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동산 시장 통계 지표와 보고서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KB 부동산 보고서’를 매년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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