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박보겸, 스스로 실험하고 증명한 ‘개막전 퀸’(일문일답)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상상인 대회 후 5개월 만에 통산 3승

 

박보겸이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헤럴드경제(푸껫)=조범자 기자] 박보겸(27)이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퀸’에 오르며 투어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오랜 기간 스스로 실험하고 준비한 뒤 보상받은 우승이라 기쁨이 배가 됐다.

박보겸은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뒀다.

전날 3라운드 공동선두에 오른 뒤 “사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온 대회”라고 했던 박보겸은 “지난해부터 전지훈련까지 올시즌을 보고 준비했던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 대회였다. 이제 또다른 1승 향해 다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소감은.

▶시즌 개막전 부터 우승이라는 성적으로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우승을 생각하면서 푸켓까지 온 건 아니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었다. 지난시즌 우승할 때부터 준비했던 게 전지훈련 때도 잘 이루어졌고, 그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한 번 더 증명한 대회였다. 이렇게 시즌을 잘 시작한 만큼 끝까지 잘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우승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작년까지 페이드 구질을 주로 구사했다. 지난해 우승 때부터 드로 구질로 바꾸기 시작했고 전지훈련 때 드로 샷의 각을 디테일하게 연습했다. 삼천리 골프단의 지유진 부단장과 김해림 코치로부터 숏게임과 코스매니지먼트를 잘 배웠다.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이만득 삼천리그룹 회장님과 스승 김상균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박보겸이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최종일 승부처는 어디였나.

▶가장 큰 위기는 12번 홀이었다. 3번 우드 티샷외 왼쪽으로 가면서 이거 좀 위기다 생각했다. 그런데 세컨드샷이 굉장히 좋았고 또 퍼트까지 잘 마무리되면서 스스로 편해지고 흐름을 탔던 것 같다.

-17번 홀에서도 티샷이 그린 뒤 벙커로 들어갔다. 2위와 1타 차였는데 어떤 생각이었나.

▶리더보드를 못 봐서 1타 차이인 줄 몰랐다. 그런데 2라운드에서 같은 상황이 있었고 그 때 이 골프장의 벙커에 대한 스타일을 캐치했다. 그 덕분에 크게 부담이 되진 않았고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고 쳤다.

박보겸이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LPGA 제공]

-3시즌간 드림투어에 있었고 정규투어에 데뷔해서도 2년 연속 시드전을 갔는데.

▶지금 돌아보면 내 골프의 수준과 실력 모든 면에서 투어에 올라올 준비가 안됐던 것같다. 정규 투어에 와서는 투어 분위기와 골프장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차피 골프 1,2년 하고 말 것 아니라면 골프 인생을 길게 보고 수준을 올리자고 생각했다. 올해 시즌을 시작하면서도 같은 개념으로 마음을 먹었다. 골프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열심히 준비했던 게 성적으로 보상받은 것같다.

-투어 생활을 하며 장기적인 목표는.

▶성적을 따라가다보면 한계점이 있다. 매년 목표는 1승 이상이지만, 1승을 보고 가면 조급해지고 막상 하고 싶은 골프는 못하는 상황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골프를 하다보면 우승과 성적이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몇 승 하겠다’가 아니라 ‘수준높은 골프를 하겠다’를 목표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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