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서 화재로 대형 참사…59명 사망, 155명 부상

인구 3만명 작은 마을서 대형참사
“부상자 155명 연령대 14~24세”
힙합 가수 공연에 10~20대 몰려
허가 없이 운영해 15명 구금 조사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화재 사고의 생존자 마리야 타세바가 16일(현지시간)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로이터]


북마케도니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6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 5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후 한 여성이 인근 병원에서 오열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마케도니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16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해 59명이 숨지고 155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인구 약 3만명의 작은 마을인 코차니의 나이트클럽 ‘클럽 펄스’에서 힙합 공연 도중 불이 났다.

판체 토시콥스키 북마케도니아 내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는 59명이고 이 가운데 3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자 수는 155명으로 전국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브리핑에서는 51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으나 사상자 수가 늘었다.

부상자 중 18명은 위중한 상태며, 부상 정도가 심한 환자 중 일부는 치료를 위해 다른 유럽 국가로 이송됐거나 이송될 예정이다.

크리스티나 세라피몹스카 코차니 병원장은 현지 언론에 “치료 중인 환자의 연령대는 14∼24세”라며 “환자 중 70명이 화상과 일산화탄소 중독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코차니 병원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부상자들은 수도 스코페 등 다른 지역으로 이송되고 있다.

코차니 주민들은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해 부상자 이송을 돕고 있다.

이날 클럽 펄스에는 이 지역 인기 힙합 듀오 DNK의 공연이 열렸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현장에 1000∼1500명이 모였는데 대부분 젊은이였다.

화재는 오전 3시께 발생했다.

토시콥스키 장관은 공연에서 조명 효과를 위해 사용된 불꽃 장치에서 튄 스파크가 천장으로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불꽃이 가연성이 높은 자재로 시공된 천장에 붙었고 클럽 전체로 빠르게 번지며 연기가 자욱하게 났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화재로 혼란에 빠진 나이트클럽 내부 영상이 퍼지고 있다.

현지 방송 인터뷰에 응한 생존자 마리야 타세바는 탈출하려다가 바닥에 넘어졌고 사람들에게 밟히는 바람에 얼굴을 다쳤다며 “여동생을 놓쳤다. 어느 병원에서도 동생을 찾을 수 없다”며 절망했다.

부모들은 이날 나이트클럽에서 실종된 자녀를 찾기 위해 자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21세 아들을 잃었다는 드라기 스토야노프는 “아이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이번 참사로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토시콥스키 장관은 초기 조사에서 나이트클럽이 적정한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된 것으로 드러나 15명을 구금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뇌물 수수 및 부패와 연관돼 있다”며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총리는 페이스북에 “북마케도니아에 어렵고 매우 슬픈 날”이라고 적었다.

화재가 발생해 59명이 사망한 북마케도니아의 나이트클럽 현장 전경. [AP]


불가리아, 그리스, 알바니아 등 인접국도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 치료 등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dpa 통신은 유럽 남동부 국가에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며, 이는 대규모 정치 시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루마니아에서는 2015년 6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쿠레슈티 나이트클럽 화재 참사로 부패 혐의를 받던 빅토르 폰타 총리가 사임했다.

세르비아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차역 붕괴 사고가 반정부 시위로 번져 전날 수도 베오그라드 도심에서 역대 최대 규모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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