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세종문화회관 동시 추진으로 막대한 재정 투입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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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리빌딩 조감도.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리빌딩 사업 착공이 4년뒤로 연기됐다. 제2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데 따른 재정적 부담이 주요 이유다. 특히 리빌딩 사업 일정은 투자심사가 한 차례 반려돼 재심사를 앞둔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에 맞춰져 있어, 사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
1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세종문화회관 리빌딩’ 사업은 당초 2024년 설계, 2025년 착공,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됐으나 2026년 설계, 2029년 착공으로 사업일정이 대폭 수정됐다. 바뀐 사업 일정은 지난해 말 마무리가 된 기본계획에 반영됐다.
1978년에 처음 문을 연 세종문화회관은 건물과 시설의 노후화, 음향문제 등이 지적됐고 대대적인 리모델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22년 10월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시설인 ‘필하모니 드 파리(Philharmonie de Paris)’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문화회관을 ‘차세대 감성 문화 플랫폼’으로 개축하겠단 구상을 발표했다. 2015년 문을 연 공연장 ‘필하모니 드 파리’는 클래식 전용홀부터 콘서트홀, 원형극장, 교육시설, 악기박물관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다.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세종문화회관의 외관 디자인은 유지하되 내부 공간은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뮤지컬, 오페라 등 공연이 가능한 첨단 시스템이 구축된다. 특히 대형 외벽 영상을 구축해 시민 누구나 공연 실황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야외 공연·전시회장이 조성된다. 세종문화회관 리빌딩 사업에는 4366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당초 세운 사업계획에는 제2세종문화회관에 투입되는 예산(4903억원)과 대체 공연장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재정이 한번에 투입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업 일정 조정이 필요했다”며 “서울에서 3000석 이상 규모의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뿐으로, 공사에 들어갔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공연장이 필요했다. 제2세종문화회관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일정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이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오는 31일 열리는 행정안전부 투자심사위원회 재심사를 앞두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제출한 ‘여의도 공원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마포 유수지 K-팝 복합공연장과의 차별화, 수익성 개선 등 2가지를 요구하며 사업 ‘재검토’결정을 내렸다. 두 사업 부지간 거리는 2.1㎞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감사원이 ‘부지 변경 논란’이 있던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사업에 대한 현장감사를 착수하기도했다. 제2세종문회관 건립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문래동에 짓기로 했으나 오세훈 시장이 여의도 부지를 변경한 과정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행안위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2세종문화회관 사업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제1세종문화회관 사업 일정을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