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중단한 입점업체도…“대출이자 지원?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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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주말인데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신현주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2주일이 지났다. 홈플러스는 여전히 매장 운영에는 지장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매장 분위기는 예전처럼 활기차지 않았다. 영업을 일시 중단한 입점업체도 눈에 띄었다.
지난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주말 낮이었지만 내부는 한산했다. 식품 판매대에는 ‘1+1’, ‘강력 특가’ 등 표시가 붙었지만, 손님이 없어 허전한 분위기였다.
신선식품 코너의 한 직원은 “지난주 공격적으로 상품을 진열했다면 이번 주에는 물량도 손님도 줄었다”며 “기업회생 신청 직후에 반짝 떴다가 최근 여론이 안 좋아진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방 상하는 제품은 마감 세일 때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매장 직원은 “‘홈플런’ 행사 초반보다 손님 수가 적어진 건 사실”이라며 “지인들이 ‘홈플러스 괜찮냐’, ‘일에 지장은 없냐’고 물어보는데, 회사는 문제가 없다고 하니 불안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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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전경. 신현주 기자 |
매장을 찾은 장서윤(29) 씨는 “집 주변에 마트가 홈플러스밖에 없어 종종 찾는 편”이라며 “세일 행사 광고를 보고 왔는데 뉴스에서 본 것만큼 사람이 적어 놀랐다”고 했다.
주말인데 불을 끄고 운영을 중단한 입점업체도 있었다. 푸드코트의 한 업체는 영업을 중단한 채 매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감소한 탓에 영업 고민이 많았는데 1월 대금까지 정산이 지연되면서 매장을 뺄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 경영진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입점업체 점주는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기자간담회를 불안한 마음에 지켜봤다”면서 “정산이 늦어진 것을 사과하기보다 ‘순서대로 주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식으로 반응한 발언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조 공동대표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래대금 지급) 차례가 아직 안 된 분들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지만 받으신 분들은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점차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의 숫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산지급일이 이미 1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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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낮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신현주 기자 |
홈플러스 입점사는 약 8000곳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일정 금액을 월 임차료로 내는 대신, 홈플러스의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를 사용한 후에 한 달 뒤 임차료를 제외한 매출을 정산받는다
1월 대금은 차례대로 지급되고 있지만, 입점업체 점주들은 ‘다음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식음료 매장에 1월 대금이 지급됐고, 13일부터 소품샵, 안경점 등 잡화점에 대금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다른 입점업체 직원은 “들어와야 할 몇천만원이 제때 입금되지 않으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입점업체들이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지급한다지만, 이 역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오는 26일까지 ‘앵콜! 홈플런 이즈 백’ 행사를 연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진행한 ‘홈플런 이즈 백’에 이은 추가 할인 행사다. 홈플러스가 자금을 구할 곳이 점포 영업이익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금 확보를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으나 홈플러스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