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안드레예바, 세계 1위 사발렌카 꺾고 BNP 파리바오픈 테니스 우승

우승컵을 든 안드레예바 [EPA=연합]

우승컵을 든 안드레예바[EPA=연합]

 2007년생 미라 안드레예바(11위·러시아)가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꺾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896만3천700달러) 단식 정상에 올랐다.

안드레예바는 16일(미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사발렌카에게 2-1(2-6 6-4 6-3)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112만7천500달러(약 16억3천만원)를 받은 안드레예바는 WTA 1000 등급 대회에서 두 번째로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WTA 1000 시리즈는 4대 메이저 아래 등급에 해당하며 1년에 10차례 열린다. 올해 이 대회까지 3차례 WTA 1000 등급 대회가 끝난 가운데 안드레예바가 2월 두바이 대회에 이어 두 번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이가 시비옹테크(2위·폴란드)를 물리친 안드레예바는 1999년 US오픈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26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세계 랭킹 1, 2위를 모두 꺾은 만 18세 미만 선수가 됐다.

17세 11개월인 안드레예바는 BNP 파리바오픈에서 1998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1999년 세리나 윌리엄스에 이어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힝기스와 윌리엄스의 나이는 우승 당시 모두 17세 6개월이었다.

2007년생 안드레예바는 이번 우승으로 각종 최연소 기록을 새로 썼다.

2005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로 결승에서 세계 1위를 꺾고 우승한 선수가 됐고, 1997년 힝기스 이후 최연소로 WTA 1000(전 티어1) 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안드레예바(오른쪽)와 마르티네스 코치
안드레예바(오른쪽)와 마르티네스 코치[EPA=연합]

 

키 175㎝인 안드레예바는 2023년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 결승에서 패한 뒤 시상식에서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그만큼 투쟁심이 강한 안드레예바는 이날 우승 이후에도 코치인 콘치타 마르티네스에게 “오늘 아침엔 제가 좀 못되게 군 것 같다. 제가 너무 긴장해서 그런 것 같은데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아직 어린 선수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994년 윔블던 우승자인 마르티네스 코치에게 스스럼없이 짜증을 부릴 정도로 당찬 기질을 가진 셈이다.

올해 호주오픈 16강에서 사발렌카에게 0-2(1-6 2-6) 완패를 당했던 안드레예바는 사발렌카와 상대 전적을 2승 4패로 만회했다.

안드레예바는 17일 자 세계 랭킹에서 개인 최고인 6위까지 오르게 된다.

함께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결승에서는 잭 드레이퍼(14위·영국)가 홀게르 루네(13위·덴마크)를 2-0(6-2 6-2)으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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