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경제생활’ 올해 고교 교과과정 신설
“공교육 내 금융 교육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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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학회와 금융 교육연구회는 ‘2025 OECD 국제금융 교육주간’을 맞이해 금융교과 도입에 따른 금융 교육 활성화 방안과 과제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형준 서울대 사범대 교수, 현종화 신한은행 금융교육센터 차장, 김나영 양정중학교 교사, 이은주 경북구미 원당초 교사, 문주환 금감원 학교금융교육팀 팀장, 김자봉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민하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 사무관, 양유진 한대부고 교사, 김대환 서금원 금융소비자보호부 부장, 박기효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사무국장, 김진영 건국대 경제학부 교수. [정호원 기자]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올해부터 고등학교에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이 정식 교과로 신설되며, 금융 교육이 제도권 안으로 본격 편입됐다. 일선 초·중·고 교사들은 공교육 내에서 금융 교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교육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금융 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의 금융 전문성 강화와 현장 적용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는 OECD 국제금융교육주간을 맞아 금융학회와 금융 교육연구회 주최로 ‘금융교과 도입에 따른 금융교육 활성화 방안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초·중·고 교과 과정 내 금융교육 활성화 방안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정은혜 시흥 서촌초등학교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이 신설될 것은 학생들이 실질적인 금융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초등학교,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도 금융 교육이 중요한 삶의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교사는 “현재 초등 교육과정 내 금융 교육은 사회과 일부에 제한적으로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 교사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면서 “교사들의 금융 역량과 시간에 따라 교육 내용과 질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등 교육 현장에서도 금융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이경원 단국대 사범대학부속중학교 교사는 “수학·사회 등 기존 교과서에서도 금융 관련 내용이 일부 포함돼 있으나, 교사들의 인식이나 자료 준비가 부족해 실질적인 금융 소양 교육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교사들은 금융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교사 연수와 현장 중심 자료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하림 경기도 옥빛고 교사는 “금융 교육을 맡게 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연수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실무 중심의 연수와 수업 사례 공유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현장 교사를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형준 서울대 사범대 교수는 “현재 사범대학 커리큘럼 내 개인 금융 관련 과목 개설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교사 양성 단계에서부터 금융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커리큘럼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역시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주환 금융감독원 학교금융 교육 팀장은 “금융과 경제생활 과목이 신설된 이후, 교사들의 실질적 수업 준비를 돕기 위한 지도서와 사례 중심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며 “올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교사 대상 집합연수를 실시하고, 이후에는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상시로 교사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 교육이 개별 교사의 열정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교육과정과 현장 지원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금융과목의 활성화와 내실화를 위해 교육 당국과 금융당국, 현장 교사 간 긴밀한 협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 교육은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학교 내 금융 교육이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