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먼저 당했다’, 세 사람은 확실”
“임신까지 해서 유산” “가슴 만지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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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북 구미 한 농촌마을 70대 이장(왼쪽)이 90대 치매 노인을 유사 강간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자 마을 주민들 사이에선 과거 그가 저지른 성범죄 소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진은 피해자 딸이 설치한 홈캠에 찍힌 사건 당일 영상 중 일부. [JTBC ‘사건반장’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90대 이웃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농촌 마을 70대 이장이 과거에도 다른 주민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MBC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제작진은 지난 6일 경북 구미의 한 농촌 마을 이장 성추행 사건을 다루면서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도는 이같은 소문을 방송에 내보냈다.
이 마을에서 약 30년 간 이장을 해 온 A 씨는 지난 2월 치매 진단을 받은 90대 이웃 여성을 유사 강간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피해자의 딸이 홀로 사는 어머니를 위해 설치해 둔 홈캠을 통해 A 씨의 범죄 행각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딸이 이 영상을 한 방송사 제보 프로그램에 제보함으로써 A 씨의 범죄는 만천하에 공개됐다.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A 씨가 사건 당일 경찰에 체포된 뒤 마을에선 그가 젊을 때부터 몹쓸 짓을 했다는 소문이 떠올랐다.
한 마을 주민은 “전부 성관계다. ‘내가 제일 먼저 당했다’는 소문이 있다. (피해자가) 몇 사람 있다. 확실히 이야기 하는 것만 해도 세 사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피해자) 나이가 84세인가 그런데 (이장이) ‘젖 봐라’ 하면서 만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가슴 만지고 그랬다. 내가 (이장) 손가락까지 막 물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임신까지 해서 유산시켰다고 하더라”, “쉽게 말하면 강간당해서 임신해서 배가 부르니까 알게 됐다”, “유산시킨 건 확실하다”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구미경찰서 담당 수사과는 “떠도는 소문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1차 조사했고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에서 피해자의 딸과 아들은 A 씨 아들을 직접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피해자 딸은 “엄마는 그 충격으로 소변 조절이 안 돼 지금 기저귀를 차고 있고 많이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A 씨 아들은 “너무 가슴아프고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우리 아버지도 많이 편찮으시다. 혈압하고 당뇨가 너무 심하다”고 아버지를 염려했다.
A 씨 아들은 “아버지한테 ‘왜 이렇게 실수했느냐’고 물었더니 폭탄주를 최소 석 잔 이상 마셨다고 기억하신다. ‘너무 많이 마셔서 내가 정신을 잃었다’고 하더라. 한마디로 술에 취해서 돌았다”고 감쌌다.
피해자 딸이 “마을 어르신들이 ‘누구 집도 그랬다’면서 3건을 얘기하셨다. 초범이 아니고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면 왜 이걸 은폐했는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A 씨 아들은 “만약 그런 것 같으면 구속이 열 번 아니라 백 번도 됐겠지.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라며 소문을 부인했다.
사건 당일 체포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장 회의 때 술을 한잔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장과 함께 있었던 지인은 “술에 안 취했다. 4명이 횟집에서 회 하나에 소주, 맥주 한 병씩 마셨다. 이장은 한두 잔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집은 A 씨 일행이 술을 마신 횟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A 씨가 피해자의 집에 도착해 걸어 올라가는 영상에 대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 전혀 볼 수 없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슬렁거리면서 올라오는 그 모습 자체가 아예 대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장이 피해자의 손을 잡으려고 하니까, 피해자가 손을 확 친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 두 사람 사이에 그 이전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범행이 처음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