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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하버드 대학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무상 수업료 한도를 확대한다고 발표해 미국 전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하버드대 측은 연 소득이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이하인 가정의 학부생들은 2025-26학년도부터 등록금이 전액 면제된다고 발표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 대학교 총장은 이날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더 많은 학생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하버드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지닌 학생들이 한데 모여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하버드대에서 발생한 일련의 캠퍼스 스캔들과 전 총장인 클로딘 게이의 사임에 따라 지난해 지원자 수가 소폭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싸고 캠퍼스에서 반 이스라엘 시위가 일어나 반유대주의 혐의가 제기되면서 하버드대 조기 지원자 수는 17% 감소했다. 지난해 1월에는 전 총장인 클로딘 게이가 표절과 반유대주의 혐의로 사임하면서 올해 하버드대 정규 지원자 수가 약 3% 줄어들었다.
하버드대는 가계소득 10만달러(약 1억4천500만원) 이하 학생은 등록금 외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필요시 의료보험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학부생 등록금 면제 대상 범위가 20만 달러로 대폭 증가하면서 수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종전 8만5000달러(약 1억2000만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2023년 기준 미국 가계의 중위소득은 8만610달러(약 1억1천500만원)으로 미국 가정의 약 86%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서도 “외국인 학생도 미국 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외국인 학생은 연방 정부 지원금을 받을 자격은 없지만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자체 장학금과 학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하버드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했다.
이와 관련해 진보정책연구소의 미국 정체성 프로젝트 책임자인 리처드 칼렌버그는 “대학들이 더 이상 인종적 선호사항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원한다면 최선의 방법은 부유하지 않은 학생과 노동 계층 학생의 입학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칼렌버그는 “그 중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이런 학생들이 지원하고 등록하도록 하려면 후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