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도 아닌데 누가 100억 주고 사요?” 방배13구역, ‘펜트하우스’ 재투표 부친다[부동산360]

방배포레스트자이 분양 예정인 방배13구역
20일까지 펜트하우스 설계반영 여부 재투표


고급 펜트하우스 전경.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같은 지역이라도 아파트 입지 및 브랜드별 가격 차별화가 세분화돼 나타나면서, 100억원을 호가하는 펜트하우스 도입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강뷰를 가진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나 ‘래미안 원베일리’ 펜트하우스가 초고가 주택 서막을 열었지만, 같은 서초구 내 방배 13구역에선 올해 ‘방배포레스트자이’로 분양을 앞두고 초고가 펜트하우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1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달 20일까지 ‘펜트하우스 설계반영 여부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조합은 60평형 4세대와 85평형 2세대로 구성된 총 6채의 펜트하우스를 설계에 반영할지 여부를 투표에 부쳤으며, 과반수 이상의 설문지 제출 및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다면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 펜트하우스는 조합원 특혜시비를 우려해 특별분양으로 진행된다.

방배13구역 조합장은 “최근 강남권 고급 아파트단지에서는 최상층 일부세대에 펜트하우스를 도입하는 단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대외적으로 펜트하우스가 있는 아파트단지는 매우 고급스러운 곳이라는 인식과 함께 희소성 있는 펜트하우스가 주는 상징성에 더해 단지 전체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 등이 기대되고 있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방배13구역은 방배동 521-2번지 일대에 2177가구의 ‘방배포레스트자이’가 들어서는 대규모 주택재건축 지역으로, 방배동 중 사업 속도가 두 번째로 빠르다. 지하철 2,4호선 사당역과 2호선 방배역 사이 효령로 남쪽에 위치한 방배13구역은 2018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철거가 마무리 단계다. 분양은 올해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방배 13구역 재건축 사업 조감도[출처 서울시]


펜트하우스 6채 설계되면, 34평 10세대 못지어


최근 고급 신축 아파트에는 펜트하우스가 도입되는 추세지만, 방배13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6채의 펜트하우스가 설계된다면 그 대신 34평형 10세대와 51평형 2세대, 총 12세대의 조합원분을 지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소중한 34평 10채를 없애면서까지 외부인이 가져갈 펜트하우스 6채를 늘리는 건 개인적으로 반대”라고 주장했다.

60평짜리 펜트하우스가 다른 아파트처럼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될 수 있겠냐는 의문도 나온다. 방배동은 ‘전통 부촌’이라는 특성상 아파트보다는 대형평수의 단독주택과 고급 빌라가 많은데, 60평형대 작은 펜트하우스는 경쟁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조합원은 “한강뷰도 아닌 어정쩡한 60평형대 펜트하우스가 과연 100억원, 150억원 갈 수 있겠느냐”며 “펜트하우스로 인한 이익이 엄청 크다면 희망평형으로 배정 못 받는 조합원이 있어도 양보하겠지만 그 이익이 별로 크지 않을 땐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펜트하우스가 고급아파트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어 이번 투표 민심은 팽팽하게 갈릴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펜트하우스 설계 여부가 결정된 게 아니다”라며 “투표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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