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승복’ 입장표명 안하기로…여론추이 촉각 [용산실록]

헌재 판결때까지…여론 여의주시
이번주 후반, 탄핵심판 선고 관측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이번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대통령실도 ‘말 아끼기’에 들어갔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승복 메세지’에 대해서도 침묵을 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별도 언급이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대통령실이 부각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구속 취소 후 관저에서 머무르며 산책, 독서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결과 나올때까지 메세지 발신을 자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관저 정치’ 논란과 선을 그어여론과 헌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도 이에 발맞춰 이번주 입장 표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헌재 선고 결과 전까지는 언론 대응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차분하게 헌재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에서는 헌재의 고심이 길어지는만큼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하는 기류가 읽힌다. 대통령실은 그동안에도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복귀를 기대한다”고 밝혀왔다.

용산 대통령실 외관 모습[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대통령실은 여야에서 내놓고 있는 선거 결과 승복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 주말 대통령실은 실수비 회의를 갖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승복 발언’을 논의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난색을 표하고, 이에 대한 공식 언급이 없는만큼 대통령실 차원의 입장표명도 불필요하다고 봤다.

여야는 ‘승복 메시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의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의 사전 조율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야권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 발언에 진정성을 보여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원내대표는) 그동안 헌재 재판관에 대한 인신공격과 겁박행위에 대해 우선 사과하라”고 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의 헌재 결정 승복이 진심이라면, 괜히 민주당에 시비 걸지 말고 헌재 폭동을 부추기는 자당 의원들부터 자중시키고 징계하라”고 강조했다.

법조계 안팎으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이번주 후반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최장 기록이다. 재판관들은 변론종결 이후 거의 매일 평의를 열고 사건을 검토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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