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싹 털어낸 빗썸…‘연내 상장’ 통해 본업 경쟁력 확보 속도내나 [투자360]

이정훈 전 빗썸 의장, 대법원서 무죄 확정
연내 韓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 IPO 목표 제시
27일까지 FIU 빗썸 현장검사…결과에 주목
KB국민銀으로 제휴 은행 변경…“고객층 확대 기대”


[빗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빗썸이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면서 본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 전환점을 맞았다. 국내 대표 금융기관인 KB국민은행을 제휴 은행으로 변경한 것을 계기로 빗썸의 고객층이 확대될 수 있단 기대감과 함께, 연내 숙원 사업이던 기업공개(IPO)의 벽도 넘어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3일 빗썸 창업주이자 실질적 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 이사회 의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에 대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과 빗썸 공동 경영에 관한 계약을 맺으면서, 빗썸코인(BXA) 상장을 약속한 뒤 계약금 1억달러를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았다. 앞선 1,2심에서 이 전 의장은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 전 의장은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지분 65.78%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의 지분 73.56%를 가지고 있다.

이번 대법 판결을 통해 오랜 기간 빗썸의 발목을 잡았던 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는 평가가 가상자산 업계에서 나온다. 장기간 지속됐던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기업 안정성이 확보됐을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대주주 사법 리스크가 가장 큰 걸림돌이던 IPO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빗썸은 지난 2023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올해 하반기 안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최초로 IPO를 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빗썸은 지난 2020년에도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했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회계기준 등이 없어 중도 포기한 바 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 대상에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게 골자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것은 ‘가상자산의 제도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상장 추진에도 분명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이 상장에 성공하기까진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현장검사가 그 고비다. 이번 현장검사는 영업 연장을 위한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 승인에 앞서 거래소가 자금세탁방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인데, 1위인 업비트가 앞서 중징계받았던 만큼 긴장감이 감돈다.

한편,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빗썸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호재도 충분한 상황이란 게 가상자산 업계의 분석이다.

오는 24일부터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변경하는 것은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빗썸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모바일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300만명을 웃돌고, KB금융지주 전체 기준으론 3000만명에 달한다”면서 “빗썸의 고객층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노력도 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신규 가입자 수에서 빗썸은 92만7553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유동성 지표에서 사상 최초로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소 부동의 1위로 불리던 업비트를 앞서기도 했다. 시장 데이터 기업 카이코(KAIKO)에 따르면, 동일 거래지원 종목을 기준으로 두 거래소의 호가 잔량 금액을 비교한 결과 빗썸이 1조7857억원을 기록하며 업비트(1조6779억원)를 앞질렀다. 거래대금 상위 30개 종목과 시가총액 상위 5대 가상자산에서도 빗썸이 유동성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유동성이 투자자에게 원활한 거래 체결 환경을 제공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빗썸의 거래소 경쟁력이 수위에 올랐다는 점을 보이는 결과였다.

웹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SimilarWeb) 조사에 따르면 빗썸의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최근 3개월 기준으로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빗썸 관계자는 “이용자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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