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권도 소나무재선충 안심지역 아니다

침엽수 대신 활엽수로 수종 갱신

순천지역 한 야산에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를 베어 토막 낸 뒤 약품으로 훈증 처리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박대성 기자] 전남 동부권에서 소나무재선충이 확산하고 있어 산림 당국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는 2021년 2만 그루, 2023년 2만6000그루에서 현재 4만4000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전남 권역별로 살펴보면 목포 등 서부권에 비해 순천, 여수, 광양 등 동부권에 감염이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소나무재선충에 의한 심각한 소나무 고사 피해를 보고 있는 경남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바람을 타고 유입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남도는 분석했다.

2024년도 기준 소나무재선충이 위험도를 알리는 재선충 위치도. 빨간색과 주황색깔이 짙은 곳일수록 소나무재선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 자료사진]


산림 당국은 여수 율촌·화양·돌산, 순천 해룡·별량, 광양 다압·진상·옥룡 등 집단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방제에 힘쓰고 있다.

내년 2026섬박람회 개최를 앞둔 여수에서는 가막만 주변 등 섬 지역에서도 집단 고사 현상이 나타나 박람회 주최 측의 고민이 깊어졌다.

산림청은 지난달 21일 순천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에서 대책 회의를 열고 맞춤형 방제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재선충 감염 나무를 베어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방어선을 구축해 발생 지역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압축 방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매개충의 확산 속도나 범위, 감염 후 1년 뒤에야 고사 등 증상이 나타나는 특성 등은 차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2030년까지 방제 목표를 차단이 아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거나 확산을 막는 것으로 설정했다.

기후 변화 추세를 고려해 소나무를 베고 다른 나무를 심는 수종 전환도 시작됐다.

전남도는 2023년 시범 사업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도내 67㏊에서 침엽수인 소나무를 편백 등 활엽수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10년 이상 발생하는 지역이 있다 보니 감염된 나무만 베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모두 베기’ 후 수종을 바꾸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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