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품귀에 5대 은행 중 2곳선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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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의 금 통장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점.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은행의 골드뱅킹(금 통장) 잔액이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 가격이 급등하자 관련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값이 당분간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금 관련 상품 투자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 통장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지난 14일 기준 금 통장 잔액은 9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약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5660억원)과 비교해 70% 가까이 급증했다.
금 통장 잔액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금값이 오르면서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해 말 7822억원에서 올해 1월 말 8353억원, 2월 말 9165억원 등을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만 잔액이 4% 이상 불었다.
금 통장은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환산·적립해 주는 상품이다.
골드바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NH농협·하나은행만 골드바를 판매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3개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들어 14일까지 147억원을 기록했다. 골드바 공급 차질로 일부 은행 판매가 중단된 영향으로 다소 줄었지만 적지 않은 수치다. 앞서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올해 1월 270억원에서 2월 883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늘어난 바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4일 온스당 3000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0%가량 오른 것이다. 매쿼리그룹은 올해 3분기 금값이 온스당 3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국내 금값은 지난달 14일 종가 기준 1㎏짜리 금 현물 1g당 16만353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15%가량 내린 상태다. 금값 급등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 있지만 국제 금 가격이 우상향하고 있어 국내 금값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