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록 분석 결과 발표
‘2급비밀’에 해당하는 예비비 지출 총 4건…국정원 예비비 추정
지난해 예비비 총 지출액 1.7조 원 중 40%에 해당
“국정원 관련 예비비 지출과 12.3 비상계엄의 연관성 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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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해 예비비 전체 지출의 40%에 해당하는 규모의 돈이 국가정보원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나왔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와 국무회의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예비비 약 6800억 원이 국가정보원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예비비 전체 지출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예비비 지출안 총 19건 중 4건이 ‘2급 비밀’에 해당하며 이는 약 68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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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무회의 회의록 중 예비비 지출안건 목록 [정일영 의원실 제공] |
4건은 ▷국가안전보장활동지원(2월 27일) ▷첨단산업기술 유출 방지(5월 28일)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긴급 확보(8월 13일) ▷사이버안보 위협 대응 경비(12월 3일) 명목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2급 비밀에 해당하는 예비비 지출안건은 온라인에 공개된 국무회의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지출액은 공개되지 않는다.
기재부가 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예비비 총액은 4조2000억원이며, 말일 기준 예비비 잔액은 2조5000억원으로 확인됐다.
국무회의록 분석 결과, 예비비 지출총액은 1조7000억원으로 이중 일반안건에 해당하는 예비비 지출안 15건에 약 1조160억원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비비 지출액에서 일반예비비와 목적예비비 등 일반안건을 제외하면 약 6800억 원에 달하는 예비비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재정법’ 제51조에 따르면 예비비 사용 신청은 각 중앙관서의 장이 기재부 장관에게 하고, 기재부 장관이 예비비 사용계획명세서를 작성해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대통령 승인 절차를 거쳐 사용하게 돼 있다.
정일영 의원은 “지난 13일 헌법재판소 8차 탄핵심판에서 윤석열이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국정원은 특활비나 자금이 많으니 방첩사를 잘 챙기라’고 지시한 바 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작년 국무회의에서 승인된 예비비 중 2급 비밀에 해당하는 지출건과 12.3 비상계엄의 연관성에 대해 향후 수사기관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비비는 국회의 사전 심사 없이 정부의 필요에 따라 원칙에 어긋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며 “예비비 지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일영 의원은 작년 8월 예비비의 사용 요건을 구체화하고, 예비비의 세부내역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