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월드컵 연다고 개 300만마리 죽여…“개최권 박탈해야”

16일(현지시각) 영국 더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은 “모로코에서 유기견 300만 마리가 학대당하고 있다”며 최근 모로코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전했다.[뉴시스]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2030년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모로코가 월드컵 기간에 맞춰 유기견을 소탕하기 위해 거리 등에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더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은 “모로코에서 유기견 300만 마리가 학대당하고 있다”며 최근 모로코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전했다.

무장한 사람들은 독극물이 묻은 막대로 개를 찌르거나, 독이 든 미끼를 개들에게 직접 먹이는 등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총상을 입은 개들은 피 흘리는 상태로 거리에 방치되며 죽은 개들은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동물보호소는 더 이상 개들을 돕지 않는다고 매체는 전했다. 관리자들은 길거리에서 잡은 개들을 가둬 놓고 먹이나 물을 주지 않으며, 유일하게 주는 먹이는 독이 든 미끼일 뿐이다.

IAWPC는 보호소가 사실상 ‘개를 죽이는 시설’이 됐다고 주장했다. IAWPC 레스 워드 회장은 “수백마리의 개들이 비좁은 공간에 갇혀 자신의 배설물 속에서 살고 있다”며 “질병으로 죽거나 굶주려 죽는다. 배고픔에 시달리는 개들은 결국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특히 학살 대상은 유기견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사냥꾼들은 주인이 있는 개들도 잡아 주인에게 뇌물을 받고 풀어주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IAWPC는 모로코 정부가 월드컵을 위해 대량 도살을 눈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운동가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모로코의 월드컵 개최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IFA는 입찰 평가 보고서를 통해 “모로코 정부가 동물 권리 보호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 동물 도살이 금지됐다”고 했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IAWPC의 ‘모로코 개 학살 종식 캠페인’에 참여한 제인 구달 박사는 “FIFA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감독하에 벌어진 끔찍한 야만적 행위에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축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잔인한 행위라는 점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rint Friendly